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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독도는 日고유영토’ 표현…4 ~ 6학년 모든교과서로 확대

일본 정부가 금명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진 2023년 초등학교 3~6학년 사회 교과서 검정 결과 강제징용이나 독도 관련 기술이 기존보다 후퇴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우려를 낳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추진 의지와는 별개로 영토·역사 문제에 관해서는 우리 정부 입장을 일본 측에 분명히 전하고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27일 외교가에 따르면, 올해 일본 문부과학성이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통해 실시한 초등학교 3~6학년 교과서 10여 종 검정 결과 강제징용 기술에서 강제성이 삭제되는 방향으로 수정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2021년 각의를 통해 강제연행이나 강제노동과 같은 표현이 적절하지 않다고 공표한 점이 그 근거로 지목된다. 2019년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까지는 강제징용에 대해 ‘노동력의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조선인과 중국인을 강제로 끌고 와 광산 등에서 노동에 종사시켰다’고 기술됐다.독도 문제의 경우 기존 대부분 교과서에 담겼던 ‘일본의 영토’라는 표현이 ‘일본의 고유영토’ 등으로 보다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9년의 경우 3학년 교과서에는 독도 관련 기술이 없었지만 이번에 지도표시를 통해 한국의 불법점거 등 대목이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2019년 이후 악화일로를 걸어온 한일관계가 일본 교과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교과서 검정 사실 확인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 초치 등으로 대응할 전망이다. 외교 소식통은 “한일관계 개선 노력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선 일본에 우리 입장을 분명히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일본인들은 한국의 강제징용 3자 대위변제 해법에 대해 63%가 긍정적 평가, 21%가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여론조사(24~26일·18세 이상 일본 유권자 927명 대상) 결과 나타났다. 다만 68%는 “한국 측 방안으로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고, 한일관계 전망에 56%가 “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김유진·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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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 항모전단 ‘한반도 출격’에 미사일 2발… ‘긴장의 연속’

북한, 미 항모전단 ‘한반도 출격’에 미사일 2발… ‘긴장의 연속’

핵무력 선제 사용을 명시한 북한의 도발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북한은 27일 오전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10만t급)와 경항모급 강습상륙함 마킨 아일랜드함(LHD-8·4만2000t급) 등이 각각 부산 남방 공해상과 경북 포항 인근 해상에 진출한 가운데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KN-23으로 추정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북한의 도발은 지난 23일 핵어뢰로 평가되는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의 수중폭파 시험을 한 지 나흘 만이다. 탄도미사일로는 지난 19일 ‘모의 핵탄두 공중폭발’ 실험이라며 KN-23 1발을 쏜 지 8일 만이다. 북한은 사거리가 600~1000㎞인 KN-23에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칙기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KN-24일 가능성도 있다.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의 항모 1척과 경항모급 1척 등이 한반도 해역에서 각각 ‘연합해상훈련’과 ‘쌍룡훈련’을 전개 중인 상황에서 이뤄져 ‘간 큰 도발’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은 대규모 병력의 해안 침투라는 공격적 훈련 내용으로 인해 ‘쌍룡훈련’에 대해 극히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군 당국에 따르면 니미츠호를 기함으로 하는 제11항모강습단은 이날 오전부터 부산 남방 공해상에서 우리 해군 세종대왕함, 최영함과 함께 항모 호송훈련, 방공전 등 연합해상훈련을 진행했다. 제11항모강습단은 이지스순양함 벙커힐함, 이지스구축함 웨인 E메이어함 및 디케이터함으로 구성됐다.국방부는 “제11항모강습단 방한은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 등을 통해 한미가 합의한 ‘미국 전략자산의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의 전개’와 ‘확장억제의 행동화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날 포항 인근 해상에서는 마킨 아일랜드함이 지난 20일부터 5년 만에 한미연합상륙훈련 ‘쌍룡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미연합훈련 기간 중 동선을 철저하게 감춘 채 도발을 자제했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각종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한편 한미는 4월 26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제공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문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문안은 미국이 대북 확장억제로 제공하는 핵 능력의 기획이나 집행 절차에 한국이 참여하거나 미국이 한국에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이 체계화 또는 제도화하는 내용이 포함되는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와 유사한 형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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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생수부터 햄버거·치킨까지 다 올랐다… 고삐풀린 ‘먹거리 물가’

생수부터 햄버거·치킨까지 다 올랐다… 고삐풀린 ‘먹거리 물가’

장기화하고 있는 고(高)물가 추세로 인해 정부가 식품·외식업체에 대한 가격 인상 자제를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음에도 불구, 가공식품·외식 등 먹거리 가격은 고삐가 풀린 채 연일 치솟고 있다. 물가 부담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은 정부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1000원 학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직장인들은 5000원 미만의 편의점 도시락을 찾고 있는 형편이다. 식품·외식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부담 등을 내세워 가격 인상을 지속함에 따라 서민·중산층의 가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0.4%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4월(11.1%)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식물가 상승률은 7.5%를 기록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4.8%를 웃돌았다. 외식·가공식품 등 먹거리는 지난해부터 공공요금과 함께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정부는 서민 물가 부담을 우려해 식품·외식업체에 “고물가에 기댄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연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빵·과자·생수 등 가공식품에 이어 햄버거와 치킨 등 외식 가격은 줄줄이 오르고 있다. 교촌치킨은 다음 달 3일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을 최대 3000원 올리기로 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버거킹은 지난 10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2% 올렸다. 지난달에는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5.4%, 5.1% 각각 올렸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에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지난달 하이트진로는 음식점·술집 등에서 판매하는 수입 주류 출고가를 평균 15.9% 올렸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만두를 비롯해 아이스크림 등 일부 냉동제품 가격을 올렸고 SPC삼립과 파리바게뜨 등도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먹거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대학생들은 대학 인근 번화가의 식당이 아닌 저렴한 학생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 경희대 등 전국 40여 개 대학은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학생들에게 ‘1000원 학식’을 제공하고 있다. 처음엔 아침식사 결식률을 낮추는 게 목적이었던 1000원 학식이 최근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생보다 여유로운 직장인들도 물가 부담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다. 직장인들이 많은 도심 상권 편의점에서는 점포에 들어온 도시락이 매대에 진열되기도 전에 팔려나가는 ‘도시락 입고런’이 유행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매장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선다는 뜻의 ‘오픈런’을 편의점 도시락 판매 열기에 빗댄 것”이라고 말했다. GS25·CU·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들의 올해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30% 넘게 신장해 담배를 제외하고 매출 신장 품목 1위를 차지했다.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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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서울대도 ‘통합교육 대전환’ 선언…“융합인재는 4차혁명 시대 필수”

서울대도 ‘통합교육 대전환’ 선언…“융합인재는 4차혁명 시대 필수”

국내 대학에서 학과 구분없는 신입생을 선발하는 ‘통합선발’ 제도가 보편화하지 않았지만 통합선발 움직임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시작됐다.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계열별 칸막이를 없애는 추세고, 신입생 미달사태가 반복되는 지방대의 경우엔 생존을 위해 무(無)전공 선발에 나서고 있다.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는 국내 4년제 대학 중 가장 먼저 정시모집에 계열별 통합선발을 도입해 실행 중에 있다. 이화여대는 지난 2018학년도부터 정시모집에서 계열별 통합선발을 하고, 이들을 호크마교양대학 소속으로 배치해 전공 탐색 기회를 부여한다. 이화여대는 통합선발 비율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도 통합선발 인원은 290명으로 정원대비 9.26%였는데, 2024학년도에는 선발 인원을 320명으로 늘려 정원대비 10.1%를 선발할 예정이다.이화여대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경희대 ‘자율전공학부’ 등 일부 서울 주요 대학은 인문·자연 계열 상관없이 통합계열로 자유전공학부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선발과 교육 과정의 통합은 물론 학사 인증도 변화하고 있다. 고려대는 2개 이상 학과(부) 융합 교육 후 졸업 시 2개 학위를 수여하는 ‘융합전공’을 시행하고 있다. 융합전공에는 인문학, 문화사업, 기후변화 등 인문사회학은 물론 금융공학, 뇌인지과학, 인공지능, 에너지사업, 바이오헬스케어 등 다양한 전공이 배치돼 있다.대학 입장에선 통합교육으로 얻는 효과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학생의 전공 선택권이 보장되면서 학부 차원에서는 우수한 학생 유치를 위한 선의의 경쟁이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학부·전공별로 경쟁력이 강화되고, 학생들의 학업 성과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화여대 조윌렴 입학처장(물리학과 교수)은 “통합선발로 선발된 호크마교양대학 학생들은 1학년 기간 중 진로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자유로운 선택을 바탕으로 우수한 학업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우수한 역량을 가진 전문인을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일부 지방대의 경우엔 생존의 차원에서 통합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매년 신입생 충원에 난항을 겪기 때문에 학과별 선발이 아닌 일단 통합선발을 통해 신입생 충원에 나서고, 향후 2∼3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 대학 차원에서는 자연스럽게 학과 수요를 파악해 학사 구조 개편에 나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게 지방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융합형 인재 양성 및 대학 혁신을 위해서는 통합선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통합선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교육계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통합선발로 인한 특정 전공과목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다. 현재도 이른바 인기 학과와 비인기 학과, 취업률이 낮은 학과와 높은 학과가 구분되고, 특정 학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통합 선발을 할 경우 이 같은 문제가 더 심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회 수요를 반영한 학사 구조 개편 등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에 대한 기존 교수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이현청 한양대 석좌교수는 “통합선발이 미래형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 방향성은 맞지만, 단계적 안착이 필요하다”며 “전체 정원을 통합선발로 하기보다는 10∼20% 정도는 통합선발로 해보고, 이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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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러 ‘벨라루스 핵 배치’에 美의회 일각 “韓에 핵 재배치도 고려해야”

러 ‘벨라루스 핵 배치’에 美의회 일각 “韓에 핵 재배치도 고려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전술핵 무기를 배치하기로 한 것에 관해 미국 의회 일각에서는 한국에도 핵무기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2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한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할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는 VOA에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목표를 거부하고 확장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맹과 핵 계획 및 작전 메커니즘을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리시 의원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는 다양한 단거리 및 중거리 미사일 시험이 수반됐다”며 “이 가운데 많은 것들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무기”라고 지적했다. 리시 의원은 또 “이런 테스트의 속도와 다양성은 북한이 전쟁 시 사용을 시뮬레이션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는 군사적 충돌 때 상황이 격화하는 것을 북한이 통제할 수 있다는 신호를 미국 동맹국에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시 의원은 “북한의 잦은 미사일 실험이 바이든 정부를 안이하게 만들었으나 이를 보통 일로 봐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앞서 미국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독자 핵무장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은 것에 관해 “한미 양국의 공동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점을 재확인한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북핵 문제가) 더 심각해져 가지고 대한민국에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대해 대통령실도 윤 대통령의 언급은 북핵에 대응한 실질적인 한미 확장억제 강화와 북한에 대한 엄중한 경고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동맹인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오는 7월쯤 핵무기를 위한 벨라루스의 저장고가 완성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배치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다.푸틴 대통령의 발표 이후 아직 러시아가 실제로 벨라루스 영토 내로 핵무기를 운반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CBS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한다는) 선언을 이행했거나 어떤 핵무기를 옮겼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의도가 있다는 징후를 보지 못했다”며 “핵무기를 사용하면 분명히 중대한 선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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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심 부추기는 극단의 시대 … 경제학 다양성이 민주주의 지켜”

“이기심 부추기는 극단의 시대 … 경제학 다양성이 민주주의 지켜”

“시민들이 일상과 사회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학을 모르면 정치인을 뽑는 선거는 ‘인기투표’로 전락합니다. 경제학은 자신의 이익 방어뿐 아니라 후손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할 ‘필수 과목’입니다.”‘나쁜 사마리아인들’ ‘사다리 걷어차기’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 경제학자 장하준 영국 런던대 교수가 10년 만의 신작인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부키)를 들고 방한했다. 불평등을 낳는 자유무역과 신자유주의 시대 취약한 복지 제도 등에 대한 전작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되 일반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식단’을 차린 교양서다. 마늘과 고추, 딸기와 초콜릿 등 18가지 음식을 매개로 더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해법을 고민한다. 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코코넛을 통해 빈국(貧國)이 가난한 원인을 살피고, 복지 국가를 창시한 보수주의자 비스마르크로부터 호밀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식이다. “음식은 일종의 ‘미끼’입니다. 경제학에 관심 없는 독자들에게 ‘이렇게 재밌는데도 안 읽을래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웃음)”장 교수는 지난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국대에서 열린 ‘교보문고 명강의 Big 10’ 강연에서 마늘에 얽힌 개인적 일화로 말문을 열었다. 1986년 영국 유학을 간 그가 적응에 가장 애를 먹었던 건 음식이었다. 식문화가 특히 보수적인 영국인들은 외국 음식에 배타적일 뿐 아니라 마늘 먹는 사람을 야만인 취급했다. “건국 신화에 마늘이 나오고, 1인당 연간 마늘 소비량이 7~8㎏에 이르는 한국인으로선 견디기 힘들었죠.” 그랬던 영국에 ‘음식 혁명’이 일어난 건 1990년대 중반. 영국인들은 마치 ‘우리 음식, 정말 형편없다’며 집단 각성이라도 한 듯 태도를 바꿔 아시아와 남미·동유럽 등 여러 식문화를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장 교수는 “낯선 음식을 받아들이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지만, 영국은 정직한 ‘자기 인식’을 통해 어느 순간 음식에 대한 경계를 풀었다는 점에서 유일무이한 나라”라고 설명했다.장 교수가 보기에 ‘경제학 이론’의 세계는 영국 식문화와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1970년대만 해도 경제학계에선 생산을 중시하는 고전학파, 노동가치를 중시하는 마르크스주의, 인간의 제한적 합리성에 주목한 행동주의학파 등 최소 9개 이상의 이론 분파가 건강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1980년대에 이르러 시장 논리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신(新)고전학파가 ‘경쟁자 없는 주류’로 자리 잡았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경향은 극단적 시장 논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세금과 복지 지출, 노동 여건의 바탕이 되는 경제학 이론이 다양하게 공존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집니다.”장 교수는 또 쓰촨(四川) 요리 전문점의 고추 에피소드를 통해 ‘무보수 돌봄 노동’의 가치를 역설했다. 그가 서양인 친구와 함께 방문한 식당 메뉴판엔 요리의 매운맛 정도에 따라 0∼5개의 고추가 그려져 있었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서양 친구는 고추 표시가 전혀 없는 메뉴를 주문했다. ‘고추 없는 요리’를 기대했으나 막상 테이블에 도착한 접시엔 마른 고추가 대여섯 개나 올라가 있었다. “실수 아니냐”는 항변에 직원은 “고추 표시가 없다고 고추가 전혀 안 들어간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고개를 저었다. 장 교수는 ‘없는 듯 보이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고추가 사회에서 저평가 받는 돌봄 노동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경제 기여도가 매우 높은데도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탓에 국내총생산(GDP) 집계에서 무시되는 게 돌봄 노동”이라는 것이다. 장 교수는 “팬데믹을 거치며 돌봄 노동이 없으면 사회가 붕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인식·제도 변화를 위해 몇 가지를 제안했다. “‘집에 있는 엄마들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린 ‘워킹맘’ 표현을 지양해야 합니다. 정책적으로는 돌봄 노동에 참여한 여성이 연금 수령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유럽 일부 나라에서 시행 중인 ‘돌봄 크레디트’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이와 함께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는 갑각류인 새우 이야기를 통해 개발도상국이 덩치 큰 해외 라이벌과 경쟁하려면 보호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국수를 사랑하는 한국과 이탈리아 역사를 경유해 올바른 기업가 정신의 의미를 숙고한다. 모양도, 풍미도 제각각인 음식처럼 다양한 경제이슈 강연이 펼쳐지지만 모든 이야기는 ‘보다 인간적인 자본주의’라는 하나의 길로 수렴된다. “지금처럼 ‘1인 1표’의 민주사회 원칙은 축소되고, ‘1원 1표’라는 시장 논리가 확장되는 흐름에 반대합니다. 인류 역사가 지난 150년간 민주 헌법, 노예제 철폐 등을 통해 발전해왔듯 자본주의 역시 적절한 규제와 제한 속에서 ‘함께 잘사는 진수성찬’을 차릴 수 있습니다.”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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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두달 갓넘긴 레이건, 70세 고령에 피격… 수술땐 농담도

취임 두달 갓넘긴 레이건, 70세 고령에 피격… 수술땐 농담도

1981년 3월 30일, 미국 워싱턴 DC 힐튼호텔 앞에서 여섯 발의 총성이 울렸다. 취임한 지 두 달을 갓 넘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노동총동맹산별회의(AFL-CIO)에 참석해 연설을 마치고 나와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드는 순간 가슴에 총탄을 맞았다. 대통령을 수행하던 제임스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을 비롯해 경호원과 경찰이 총격을 받고 쓰러져 바닥은 피로 물들었고 경호원들은 황급히 대통령을 방탄 리무진 안으로 밀어 넣었다.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레이건 대통령은 다행히 총알이 심장을 비껴가 왼쪽 폐에 박혀 총탄 제거 수술을 받았다. 영화배우 출신인 레이건 대통령은 낙천적인 성격과 남다른 유머 감각의 소유자였다. 수술에 들어가기 전 위급한 순간에도 부인 낸시 여사에게 “여보, 영화에서처럼 총알이 날아오면 몸을 숙여야 한다는 것을 잊었어”라고 했고, 의사들을 향해선 “여러분이 공화당 지지자였으면 좋겠네요”라고 농담을 던질 정도로 여유를 잃지 않았다. 당시 70세의 고령에도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해 12일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오자 인기가 치솟았다. 재임 시절 야당은 물론 국민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설득하는 능력도 탁월해 ‘위대한 소통자’로 불렸고, ‘레이거노믹스’를 추진해 미국 경제호황의 발판을 마련하고 냉전 종식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1994년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제 나는 내 인생 황혼기로의 여행을 시작합니다”라며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음을 공개했다. 미국인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으로 꼽히는 레이건 대통령은 10년간 투병 끝에 2004년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대통령과 함께 총을 맞은 세 명도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은 브래디 대변인은 평생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야 했다. 사건 현장에서 체포된 25세의 저격범 존 힝클리는 배우 조디 포스터에게 관심을 끌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를 보고 여주인공 포스터에게 빠진 힝클리는 그녀가 다니는 예일대 근처로 거처를 옮겨 수차례 편지와 시를 써서 보내고 전화를 거는 등 광적으로 집착했다. 재판에서 정신이상 판정으로 무죄를 선고받아 감옥 대신 정신병원에 수용돼 30년 넘게 치료받았고, 2016년부터 자택에서 생활하며 보호관찰을 받아오다 67세인 지난해 6월 41년 만에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됐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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