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홈플러스·MBK 회계기준 위반 개연성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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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심사를 회계 감리로 전환
강도높게 부정 여부 살필 것”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인지 등
해명에 대해서도 다른 점 포착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회계 심사를 회계 감리로 전환해 강도 높게 회계부정 여부를 살핀다. 조사 과정에서 홈플러스가 해명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인지 시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경위 등에 다른 정황이 판단되는 만큼 관련 내용을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부문 부원장은 1일 자본시장 현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함 부원장은 “회계 처리 기준 위반에 대한 개연성이 발견돼 이번 주부터 감리로 전환해 보다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홈플러스의 해명에 대해서도 조사 과정에서 다른 점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금융회사는 아니지만 재무제표상 특이사항을 소명할 필요가 있을 경우 금융 당국으로부터 회계 심사를 받을 수 있다. 금융 당국 심사 과정에서 감사인의 답변 등 강제성 있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강제성이 있는 회계 감리로 전환된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홈플러스 사태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금감원은 불공정거래조사반·검사반·회계감리반·금융안정지원반 등 4개 반을 운영 중이다. 금감원은 이 중 불공정거래조사반에 조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6000억 원에 달하는 홈플러스 단기채권 관련 사기 발행·판매 혐의를 찾기 위해서다. MBK는 지난달 18일 국회 현안 질의에서 홈플러스 회생절차 신청 준비 시작 시점을 2월 28일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보다 3일 앞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 유동성 위기를 알면서도 채권을 발행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ABSTB를 발행한 신영증권과 이를 판매한 하나·유진투자·현대차증권 등 4개 증권사도 홈플러스와 경영진을 고소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MBK 계좌 추적 등을 통해 MBK에 지급된 홈플러스 배당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이 보유한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양도 과정에서 국민연금에 대한 이익침해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2015년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RCPS 5826억 원을 홈플러스 인수에 투자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RCPS 전환(부채→자본)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췄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채무 변제순위가 후순위로 밀려나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국민연금이 사실상 전액 손실을 보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금감원은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평가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두 회사의 유상증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낸 바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말하는 입장과 상충된다는 것이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