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2시간 넘게 따라다니며 폭행해 살해한 불법 체류 중국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건과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연인, 바람 핀다 생각해 말다툼 끝 폭행
檢, 징역 25년 구형


연인을 두 시간 넘게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불법 체류 중국인에게 검찰이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 임재남)는 10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0대)씨에 대한 첫 공판 및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A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A씨)은 체격이 작고 힘이 약한 여성 피해자를 상대로 두 시간 반에 걸쳐 무자비하게 폭행해 살해했다"며 "피해자가 도망가면 따라다녀 폭행하는 등 잔혹하게 살해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잔혹한 범행으로 조사를 받으면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수사기관 질문에 웃거나 화를 내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 보였다"고 주장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월 22일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 30분까지 제주시 연동 소재 원룸에서 같은 국적의 연인 B(30대·여)씨를 상대로 신체 곳곳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이날 B 씨가 다른 사람과 교제하고 있다고 의심해 말다툼을 하던 중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어를 할 줄 모르는 A 씨는 직장동료에게 대신 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23일 오후 2시 47분쯤 "B 씨가 쓰러진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B 씨의 사인은 지주막하 출혈(뇌출혈) 등 머리를 크게 다쳐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B 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살해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A 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반성하고 유족에게 사죄하고 있다"며 "불법 체류자인 피고인이 연인을 살해할 동기가 없고, 흉기 등을 사전에 준비하거나 범행을 계획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어 "폭행 당시 만취한 피고인이 순간적으로 격분한 점 등을 감안하면 피해자가 사망할지 모른다는 인식이 보이지 않는다"며 "범행 전후 객관적 사실을 종합하면 피해자 살해 의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날 법정에서 "저는 전혀 죽일 생각 없었다. 그때 너무 취해 있었고 우발적이었다"며 "B 씨가 쓰러져 있을 때 자는 줄 알았다. 나중에 신고하고 계속 옆을 지키고 있었다. B 씨를 진짜 좋아하고 사랑했다"고 말했다.

A 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6월12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