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인도 IPO 9분능선… 2조원 실탄 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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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심사 서류 예비승인 획득
공모가 확정 등 세부 절차 남아
인도 법인 시장가치 19조 전망

2조 넘는 대규모 현금 확보땐
재무 개선·미래 투자·주주환원
‘세 마리 토끼 잡을 기회’ 기대감

LG전자의 인도 법인 기업공개(IPO) 작업이 최근 현지 상장예비심사를 잠정 통과하면서 초읽기에 들어갔다. 인구 14억 명의 세계 최대 시장에서 2조 원을 웃도는 규모의 현금 확보를 통해 미래 투자·재무상태 개선·주주환원 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인도 현지에서 ‘국민 브랜드’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했던 상장예비심사 서류에 대한 예비 승인을 획득했다. 최종 상장까지는 증권신고서 제출을 비롯해 투자자 수요예측, 공모가 확정 등 세부 절차가 남았지만, 사실상 ‘9분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르면 다음 달 상장이 단행될 인도 법인의 시장 가치가 LG전자 전체 시가총액(약 13조8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130억 달러(19조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는 이번 IPO를 통해 최대 15억 달러(2조2120억 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별도 기준) LG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약 1조2000억 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의 자금이 일시 수혈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보유 중인 인도 법인의 주식 15%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신주발행 없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본사가 자금 전부를 회수하는 구조다.

LG전자는 인도 법인 IPO를 계기로 현지 ‘국민 브랜드’ 도약도 정조준하고 있다. 인도 진출 28년째인 LG전자는 판매, 생산, 연구·개발(R&D) 등에 이르기까지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해왔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노이다, 푸네에 이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3공장 건설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선 조달 자금이 LG전자의 미래성장 투자를 비롯해 주주환원에도 대폭 활용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12일 발행한 리포트에서 “상장 이후 유입된 자금으로 로봇, 웹OS 등 관련 인수합병 추진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KB증권도 “조달 자금의 20%가량이 주주환원에 활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현금 유입은 LG전자의 재무상태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인도 법인 IPO 효과를 반영해 지난달 LG전자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