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올들어 3개월째 2%대… 산불 피해 본격 반영되면 더 뛸 듯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키로

물가상승률이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수입물가와 환율 폭등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 압력을 크게 받은 가공식품의 주요품목들이 출고가가 인상되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에 따른 농산물 물가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다음 달엔 물가상승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자 정부는 올해 상반기 전기, 가스를 비롯한 공공요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연속 1%대에 머무르며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12·3 비상계엄이 촉발한 환율 급등과 미국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면서 올해 들어서는 1월(2.2%)과 2월(2.0%)에 이어 지난달까지 3개월째 2%대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가공식품 가격이 3.6% 상승해 지난 2023년 12월(4.2%)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로 나타났다. 가공식품 중 커피(8.3%)와 빵(6.3%) 등의 출고가 가격이 줄줄이 올랐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은 0.9% 상승했다. 농산물 중 무(86.4%)·배추(49.7%)·양파(26.9%) 가격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수산물 가격은 2023년 8월(6.0%)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김(32.8%) 값 상승세가 계속됐고, 이상기후 여파와 조업일수 감소로 어획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날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환율·유가 움직임, 내수 흐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향후 물가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전기·가스·철도 등 부처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은 원가 절감과 자구 노력을 통해 인상요인을 최대한 흡수해 상반기 중 동결하겠다”면서 “지방자치단체 공공요금 안정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