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더 센 보복 시사… 中 “단호한 반격조치”

英·호주 등은 ‘협상’에 무게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하자 각국은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당초 예고보다 더 광범위한 보복조치를 시사했고 중국은 단호한 보복 조치를 예고했다. 반면 상호관세로 기본관세(10%)만 적용받게 된 영국, 호주 등은 막판까지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최대한 낮추려는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0%의 상호관세를 맞은 EU의 올로프 질 무역담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EU가 이달 중순에 시행하겠다고 한 보복 조치가 미국의 상호관세, 자동차 관세로 변동될 가능성이 있나’라는 질문에 “두 가지 대응이 있을 것”이라며 “첫 조치는 (이미 발표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대응이며 두 번째는 나머지 관세들에 대한 대응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EU는 미국과의 철강 협상이 무산될 시 오는 13일쯤부터 총 260억 유로(약 42조 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이에 더한 추가 보복 조치를 시사한 것이다.

상호관세 34% 부과에 중국 상무부는 3일 입장문을 내고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단호히 반대하며 자국의 권익 보호를 위해 단호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중국 측은 미국 측에 즉시 일방적 관세 조치를 취소하고 무역 파트너와의 평등한 대화를 통해 분쟁을 적절히 해결하기를 촉구한다”며 대화 의지도 드러냈다.

반면 영국, 호주 등은 협상에 무게를 뒀다. 상호관세가 발표된 직후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상무장관은 “관세를 완화하기 위한 무역 협정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역시 미국이 자국에 부과한 관세가 완전히 부당하다고 말하면서도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각국의 움직임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순순히 받아들인 뒤 어떻게 상황이 전개되는지 지켜보라”며 “만약 보복 조치를 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