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79조 CDMO 시장 대비 초격차 기업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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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협, 규제개선 특별법 촉구

세계 매출액 ‘톱 20’ 의약품 중
5년 안에 특허만료 품목 12개
美, 구글 등 IT 기업이 신약투자
日, 정부 차원 바이오경제 전략

“통합고용 세액공제 일몰 연장”

앞으로 5년 내 다수의 글로벌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 원 이상) 의약품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79조 원 규모의 신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우리나라도 초격차 경쟁력을 지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위해 규제 개선 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3일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 세계 매출액 상위 20개 바이오·합성의약품 가운데 2030년 이내 특허(미국 기준)가 만료되는 품목은 모두 12개라고 분석했다. 이들 품목의 지난해 매출액만도 1342억 달러(약 183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발 가능성이 큰 항체 기반 4개 의약품(미국 국립보건원 기준)의 지난해 매출은 582억 달러(7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매출액이 295억 달러(43조2000억 원)에 달하는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2028년 미국에서 특허가 만료된다. 한국의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 미국의 암젠, 스위스의 산도스 등 국내외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한 상태다.

미국이나 일본, 대만 등 다른 경쟁국은 타 업종의 투자를 받거나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공지능(AI)이 신약 개발 주기를 단축할 뿐 아니라 신약 후보 물질 발견 등에서 성과를 내자 엔비디아나 구글 등 정보기술(IT) 기업의 바이오산업 투자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도 정부 차원에서 2019년 ‘2030년 최첨단 바이오 경제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는 바이오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CDMO 사업을 더욱 확대했다. 대만 정부의 경우 2023년 5월 미국 바이오의약품 제조회사인 내셔널 리질리언스와의 합작 투자사(정부 지분 약 57%)인 TBMC를 설립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 대만 TSMC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한경협은 CDMO가 임상 1상부터 매출 실현까지 평균 5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안정적인 인력 충원을 위해 올해 말 일몰되는 통합 고용 세액공제 적용 기한을 최소 10년 이상 연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원료 물질 수입 시 통관 절차 간소화나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시설 제조 위탁 허용 등을 담은 특별법이 신속히 통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