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데이터센터 잇단 축소”… ‘AI투자 거품론’ 현실화 조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인공지능(AI) 서비스 상용화에 앞장서 온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 세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축소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저비용·고성능 AI 모델을 선보인 중국 딥시크 쇼크 이후 잠잠했던 ‘AI 인프라 투자 거품론’이 재차 확산할 조짐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MS는 최근 미국 내 일리노이·노스다코타·위스콘신주 등 여러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부지에 대한 협상을 중단하거나 설립 계획을 연기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2위 업체인 MS는 앞서 영국 런던과 케임브리지 사이 데이터 부지에 대한 임대 협상을 철회했고, 미국 시카고 인근 부지에 대한 협상도 중단했다. 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계획했던 데이터센터 건설은 연기했으며 위스콘신주 마운트 플레전트시에서 예정했던 확장 계획도 보류했다. MS가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을 임대한 코어위브의 마이클 인트레이트 CEO는 “MS가 추가 용량 확보 요청을 철회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I 인프라 기업인 어플라이드 디지털의 웨스 커민스 CEO도 “노스다코타 서버 단지에 대해 MS와 협상해왔지만, 다른 기업과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월가를 중심으로 AI 거품론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MS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축소 배경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미 투자은행 TD 코헨도 MS가 미국과 유럽에서 약 2기가와트(GW) 용량에 해당하는 새로운 데이터 프로젝트를 중단했으며, 지난 2월에는 최소 두 곳의 민간 운영업체와 체결했던 데이터센터 임차 계약도 취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MS의 이런 방침이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전력과 건축 자재 부족 같은 일시적 문제 때문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부 투자자들은 AI 서비스 수요 대비 MS의 투자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MS는 “AI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데이터센터의 확장은 지속된다”며 “이번 변경은 우리의 전략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면적인 상호관세 조치로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빅테크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