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公이 깔아준 판에서 잘 뛰었다… 中企 5년간 1조 판매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지원하는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중앙분리대 자동개폐 장치. 한국도로공사 제공

■ 온라인 플랫폼 ‘중소기업기술마켓’ 성과

109개 공공기관 검증 거쳐 등록
우수기술·제품 총 2448건 달해
판로 제공하며 홍보·컨설팅까지
2027년까지 기술 3500건 목표

한국도로공사를 필두로 100여 개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로를 지원한 결과, 지난 5년간 총 2400여 건의 중소기업 우수 제품이 누적 1조 원을 넘는 판매액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도로공사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중소기업기술마켓’에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등록된 중소기업 우수 기술·제품은 총 2448건, 누적 1조279억 원에 달한다. 분야별로 지난해 12월 말 누적 기준 사회간접자본(SOC)이 1578건(7872억 원)으로 가장 많고 에너지 381건(2124억 원), 정보통신기술(ICT) 489건(221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기술마켓은 총 109개 공공기관이 중소기업의 우수 기술과 제품 등을 검증한 뒤 등록할 수 있게 구성된 온라인 플랫폼이다. 도로공사가 구축·운영한 것으로, 중소기업에 플랫폼이란 판로를 제공하는 동시에 홍보와 컨설팅까지 병행하며 성장을 지원해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2년 기준 중소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 종사자는 전체의 81%(1895만 명)에 달할 정도로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 성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다수의 중소기업이 우수한 제품과 기술력 등을 갖췄음에도 기회를 얻지 못해 성장에 한계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기술마켓은 잠재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왔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이 중소기업기술마켓을 통해 판매를 희망하는 공공기관을 선택하면, 해당 공공기관이 이를 검토한 뒤 인증 여부를 결정해 등록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최종 인증을 받은 중소기업은 신인도나 납품실적 등의 제약 없이 공공기관의 판로를 확보하게 된다. 정부의 혁신성과 공공성 등의 평가를 거쳐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과 3년간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중소기업기술마켓은 지난 2017년 도로공사가 구축한 ‘도공 기술마켓’에서 시작됐다. 도공 기술마켓은 도로공사가 중소기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구축한 것으로, 중소기업이 신청한 신기술과 신제품을 공사 직원이 직접 심의·등록해 고속도로 설계와 건설, 유지관리에 활용하던 플랫폼이다. 도공 기술마켓에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615개사의 기술 946개가 등록되고, 누적 매출액이 1조6000억 원을 넘어섰다. 기획재정부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도로공사는 2019년 SOC기술마켓, 2020년 에너지 기술마켓, 2021년 ICT기술마켓, 2022년 지원HUB분야까지 점차 분야를 넓혀왔다. 기재부는 2023년 6월 도로공사를 총괄 운영기관으로 선정한 뒤, 그해 11월 지금의 중소기업기술마켓을 출범시켰다.

고속도로 중앙분리대의 비상회차로 자동개폐시스템을 제조하는 D사도 중소기업기술마켓에서 크게 성장한 중소기업 중 하나다. D사는 2019년 정부와 도로공사가 지원하는 기술개발사업을 토대로 3년간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우수 기술을 확보한 D사는 2023년 도공 기술마켓에 이를 등록하면서 세종~포천 고속도로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 기술은 향후 혁신제품으로 지정되고, 중소기업벤처부가 주관하는 ‘2024년 윈윈 아너스 경진대회’에서 공공기관 동반 성장 최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도로공사는 오는 2027년까지 등록 기술을 현재 2448건에서 3500건으로, 참여기관도 109개에서 300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매 금액도 연간 5200억 원에서 1조1000억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국가 경제 성장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