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무승부로 끝난 ‘맨체스터 더비’, 어쩌면 가장 지루했을 맞대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누엘 우가르테(왼쪽)와 맨체스터 시티의 제레미 도쿠가 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EPL 경기에서 볼 다툼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케빈 데브라이너(맨체스터 시티)의 마지막 ‘맨체스터 더비’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상 가장 지루한 라이벌 대결로 전락해버렸다.

EPL을 대표하는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는 소문난 연고 라이벌이다. ‘맨체스터 더비’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둘의 대결은 팽팽한 감정 대결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최근의 맨체스터 더비는 예전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매체 BBC는 7일 오전(한국시간) 두 팀의 대결을 세계에서 가장 지루한 더비 중 하나라고 혹평을 남겼다. 실제로 7일 오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두 팀의 대결은 0-0 무승부로 끝났다.

두 팀의 대결이 예년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두 팀이 나란히 겪는 하락세 때문이다. 두 팀의 경기력은 EPL 출범 후 대체로 엇갈렸기에 같은 연고를 둔 강팀과 약팀의 대결 구도로 열렸다. 객관적인 전력의 불균형에서 오는 승패 예상과 이를 뒤엎는 결과 등이 맨체스터를 연고로 둔 두 클럽의 지지자를 울고 웃게 만드는 흥행카드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두 클럽은 나란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는 EPL 5위에 머물고 있으며,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13위로 부진하다.

7일 경기 후 크리스 서튼 BBC 해설위원은 "내가 본 가장 지루한 맨체스터 더비 중 하나"라며 "두 팀의 현 상황을 잘 보여준다. 두 팀 모두 이번 여름에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장 출신의 게리 네빌도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에 "이 경기는 맨체스터 더비"라며 "이 경기엔 더 많은 피와 위험, 용기가 필요하다"고 일침을 놨다. 네빌은 "두 팀 모두 0-0에 만족하는 듯 하다. 일요일 오후에 함께 저녁 식사를 할 듯한 분위기"라고 꼬집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두 클럽은 이번 시즌 종료 후 큰 변화가 예고됐다. 맨체스터 시티는 최근 성공적인 역사의 중심에 있던 케빈 데브라이너의 이탈이 확정된 가운데 선수단의 추가 이탈이 유력하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의 일환이다. 후벵 아모링 감독 체제에서도 반등 못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마찬가지다. 두 자릿수 이상의 선수단 살생부가 언론을 통해 거론되는 등 혹독한 비시즌을 앞두고 있다.

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