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관리 비상… 수출 中企 모니터링[관세폭풍, 수출 한국호 비상]

■ 관세폭풍, 수출 한국호 비상

“기업 이익률 최대 4% 감소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국내 은행들도 수출기업이나 중소기업 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수출 감소가 확실시되고, 이는 특히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대출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7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이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출·중소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상호관세 영향으로 산업군별로 영업이익률이 평균 1~2%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많이 떨어지는 기업은 최대 4%까지 영업이익률이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대미 수출 비중이 크고 현재 생산능력이 떨어지는 산업군을 대상으로 재무적 대응 능력을 고려해 상반기 정기 산업 등급 평가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신한·하나은행도 관련 기업들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위험에 직접 노출된 2차전지 산업 등을 중점관리업종에 편입하는 등 은행 포트폴리오에서 관련 여신 집중도를 완화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관세 영향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기업별로 영향 정도를 측정하고 대응책 마련을 진행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중점관리대상 여신을 선정해 기업 여신 부실 징후에 대응하고, 대외 리스크 민감 업종에는 여신 규모와 연체율 추이 등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은행들은 이번 사태가 중소기업 대출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노심초사하고 있다.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면 중소 협력업체들의 경영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기업 대출 건전성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중소기업 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정책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강도나 수준이 세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보다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