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특별법 내달 만료인데… 후속 법안 10여개 국회서 ‘낮잠’

국토법안소위 일정도 못 잡아
법안 만료땐 사기피해 입어도
국토부에 신규 신청 할수없어

올해 전월세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설 정도로 전세 포비아(공포증)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지원을 위해 마련된 특별법이 다음 달 말 만료돼 피해자 구제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미 국회에는 관련 개정안이 10여 개 발의됐지만 6월 대선 전까지 통과 여부가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발의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전세사기 특별법)’은 10개가 넘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세사기 특별법을 2년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4개 개정안을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 넘겨 논의를 이어가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실정이다. 한 국회 관계자는 “여야 간사가 만나 회의 일정부터 잡아야 하는데 탄핵 이후 정치적 혼란 등으로 아직 논의된 게 없다”고 전했다.

특별법이 오는 5월 말 만료되더라도 국토부는 피해지원위원회를 존속한 채 기존 접수 건을 대상으로 피해 결정과 취소, 심의 등을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실제 전세사기 피해를 입었다 해도 국토부에 신규 신청은 할 수 없게 된다.

2022년 말부터 전국적으로 확대된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월세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전월세 신규 거래 중 월세 비중이 61.4%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같은 기간(41.7%)과 비교하면 20%포인트 가까이 확대됐다.

지난달 기준 올해 전세사기 피해자 누적건수가 2509건인데 이 중 2353건(93.8%)이 올해 새롭게 신고된 건수일 정도로 피해는 현재진행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선까지 현재 혼란이 계속되겠지만 특별법 만료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