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우릴 갈라놓지만 칸은 늘 하나로 묶어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내달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 받는 로버트 드 니로

“감독·제작자·팬 함께 하면
마치 집에 돌아오는 것 같아”

평소 트럼프 겨냥 강한 비판
이번에 내는 메시지도 관심

“세상이 우리를 갈라놓는 일이 많은 지금, 칸은 우리를 하나로 묶어줍니다.”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게 된 미국 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82·사진)가 이 같은 소감을 먼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등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 그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시상식에서 이어갈 메시지에 이목이 쏠린다.

칸국제영화제 사무국은 7일(현지시간) “오는 5월 13일 열리는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드 니로가 평생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다. 지난 2011년 이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지 14년 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드 니로의 등장은 차세대 할리우드를 책임지는 감독들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영화에서 반영웅적 캐릭터를 보여줬고,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2’에서 젊은 비토 콜레오네 역을 맡아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협업하면서 그의 헌신은 전설이 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드 니로는 칸국제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배우로서 연기상을 받진 못했지만, 그가 주인공을 맡은 스코세이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1976)와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1986)이 각각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스코세이지 감독의 신작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2023)으로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드 니로는 “나는 이 영화제에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특히 세상이 우리를 갈라놓는 일이 많은 지금, 칸은 이야기꾼, 영화 제작자, 팬, 친구 등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 마치 집에 돌아오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전했다.

명예 황금종려상 수상을 위해 시상대에 오르는 드 니로가 관세로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트럼프를 향해 비판의 메시지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인 권력자 윌리엄 헤일 역을 맡았던 그는 2년 전 칸에서 “‘악의 평범성’은 우리가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최근에도 우리는 이것을 느꼈다. 내가 누구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모두 알 것이다. 나는 이름은 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를 향해 “그 사람은 멍청하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한편 드 니로는 시상식에 참석한 다음 날에는 드뷔시 극장에서 수상을 기념하는 마스터 클래스를 연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