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재앙’에 애플, 인도산 아이폰 美 공급 확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애플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의 미국 공급을 확대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발표한 상호 관세에 대응해 중국보다 관세가 낮은 인도산 아이폰 비중을 늘려 관세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이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이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관세가 낮게 책정된 인도에서 조립한 아이폰을 미국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아이폰의 90%가 생산되는 중국에 54%의 막대한 관세율이 매겨졌기 때문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추가로 50% 관세 부과를 경고한 상태다. 반면 인도에는 26% 관세가 부과됐다.

업계에서는 향후 아이폰 가격이 최대 43% 가량 오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로 현재 1100달러(약 161만원)에 판매되는 아이폰16 프로는 현재 550달러에 달하는 하드웨어 비용에 300달러가 추가될 수 있는데 인도에서 아이폰을 들여오면 손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WSJ은 "이런 조정은 애플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한 단기적인 임시 조치"라며 "애플은 현재 상황이 공급망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바꾸기에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아이폰 등 주요 기기의 생산 기지를 다변화해왔지만 중국에서 생산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인도에서는 약 2500만 대의 아이폰을 생산할 예정으로, 이 중 약 1000만대는 대개 인도 국내 시장에 공급된다.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된 모든 아이폰을 미국 국내용으로 전환하면 올해 미국 아이폰 수요의 약 50%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2017년부터 파트너사와 협력해 인도에서 아이폰을 조립해 왔으며, 구형 모델부터 시작해 점차 최신 모델까지 확장하고 있다. WSJ은 "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을 늘릴 계획이지만, 폭스콘 등의 파트너사는 중국의 공급업체 네트워크, 숙련된 노동력 및 정부 지원을 활용해 거대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