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극 될 것”...이영애 ‘헤다 가블러’ 5월 막 올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왼쪽부터), 전인철 연출, 배우 김정호, 이영애, 백지원, 지현준, 이승주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헤다 가블러’ 제작발표회에 참여했다. 연합뉴스

"여배우라면, 그리고 배우라면 헤다는 누구나 하고 싶은 캐릭터고 저 또한 그랬어요. 다양한 색깔을 보여줄 수 있기에 하고 싶었습니다."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헤다 가블러’의 제작 발표회에서 배우 이영애는 자신이 맡은 주인공 ‘헤다 가블러’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현정 센터장, 전인철 연출, 배우 이영애, 백지원, 김정호, 지현준, 이승주가 참석했다.

LG아트센터 서울은 오는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연극 ‘헤다 가블러’를 무대에 올린다.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만든 작품으로, 제5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수상한 전인철이 연출로 참여한다. 이로써 LG아트센터는 2024년 ‘벚꽃동산’에 이어 새로운 제작 연극을 선보인다.

‘헤다 가블러’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대표작이기도 하며, 이번 연극은 영국의 연출가 리처드 이어가 각색한 버전을 활용했다.

이영애의 32년 만의 연극 복귀작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개막 전부터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이영애는 "20대 때 ‘짜장면’(김상수 작·연출, 1993)이라는 연극을 한 적이 있다"며 "첫 작품이었고 어렸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크게 남아 배우로서 20∼30대, 그 이후를 보내면서 연극이 계속 생각났다. 이번에 좋은 기회가 생겼다"며 참여 계기를 밝혔다. ‘짜장면’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개관작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했다.

그러면서 "지도 교수님(김미혜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명예교수)이 헨리크 입센 번역을 오래 하셔서 그분과 얘기하다가 (연극을) 하게 되면 ‘헤다 가블러’를 하고 싶다고 한 얘기가 이렇게까지 오게 됐다"며 웃었다.

이영애는 헤다에 대해 "정답이 없는 여자"라고 말하면서도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고 아이가 벌써 사춘기가 들어서면서 여성으로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헤다는 특이한 인물이긴 하지만 분명 성별과 시대를 떠나 우리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해 호평받은 배우 백지원도 함께한다. 백지원은 "(참여) 연락 받기 이틀 전 ‘붉은 낙엽’이라는 작품을 너무 잘 봤다"며 "무대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연락을 받아 ‘나에게 이 작품이 운명처럼 왔구나’하는 생각을 해 기쁘게 합류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헤다 가블러’가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국립극단이 하루 뒤 배우 이혜영을 주인공으로 하는 동명의 연극을 선보이기 때문. 전인철 연출은 "가장 큰 차이점은 공간의 크기"라며 "가로 16m, 높이 10m의 거대한 세트를 준비 중이며, 라이브 영상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영애는 "이혜영 선배님이 하신 ‘헤다 가블러’를 감명 깊게 봤다"며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두 헤다의 색깔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서 보는 것도 좋고, 한편으로는 연극계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것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