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승인 없이 北 원산항 다녀온 선박, 화물 그대로 싣고 부산 온 까닭은?…화주·해외 선사는 ‘오리무중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S호에 적재된 화물 컨테이너.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원양 간다’더니 북한 원산항 입항…허위 신고 드러나
부산 남외항에 급유차 입항…다시 원양지로 위장
축산 부산물 450t 싣고 北 왕복…거래는 불발
해경·국정원 합동 조사…“대공 혐의점은 없어”

부산=이승륜 기자



우리 정부 허가 없이 북한에 입항한 몽골 국적 배가 국내 해양경찰에 적발돼, 선장이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부산해양경찰서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남북교류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인도네시아 국적 선장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월 9일 부산항에서 화물선 S호(1517t)를 이끌고 출항한 뒤 정부 승인 없이 북한에 다녀온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결과 A 씨는 당시 부산항에서 출항하면서 다음 목적지를 ‘원양’으로 허위 신고한 뒤 북한 원산항에 입항했다.

북한에 정박한 뒤 지난달 5일까지 머문 A 씨는 급유를 목적으로 부산 남외항에 다시 입항했으며, 이 과정에서도 출항지를 ‘원양’이라고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외국 선박이라도 남북한 간에 선박 등 수송 장비를 운항할 경우에는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만의 한 법인이 소유한 이 화물선은 몽골 선적이며, 사건 당시 A씨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8명이 탑승해 있었다.

해경 조사 결과, 이 배의 냉동 컨테이너 16개에는 돼지·소·닭 등 축산 부산물 약 450t이 실려 있었으며, 해당 선박은 이 화물을 그대로 실은 채 북한에 들어갔다가 거래가 성사되지 않자 그대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관세청,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과 공조해 선박 내 합동 승선검색과 선사의 국내 대리점 등을 조사한 결과, 국가 안보와 관련한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지었다.

해경 관계자는 “적발된 배의 화주와 해외 선사는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며 “확인된 바에 따르면 국가 안보와 관련한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