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의 라스트 댄스, 트로피와 함께 현역 은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연경(가운데)과 흥국생명 선수들이 8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KOVO 제공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결국 트로피와 함께 하는 해피 엔딩이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3-2(26-24, 26-24, 24-26, 23-25, 15-13)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흥국생명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만들며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 2018∼2019시즌에 이어 네 번째 통합우승이다. 흥국생명은 이번 우승으로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 기록을 5회로 늘렸다.

흥국생명의 승리를 이끈 주역은 단연 김연경이다. 무려 7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팀 최다 34득점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김연경은 2020∼2021시즌과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씻고 16년 만에 V리그 챔피언 트로피를 다시 들었다.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김연경은 자신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네 시즌 모두 챔피언결정전의 MVP를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흥국생명의 외국인 선수 투트쿠(26득점)도 5세트 10-10 이후 수비가 집중된 김연경을 대신해 3점을 책임져 우승에 든든한 힘을 보탰다. 흥국생명은 범실 싸움에서도 17-28로 크게 앞섰다. 챔피언결정 1, 2차전 패배 후 3, 4차전을 승리해 마지막 5차전까지 승부를 이끈 정관장은 메가(37득점)을 필두로 부키리치(19득점), 정호영(16득점), 표승주(14득점) 등 고른 득점을 선보였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1, 2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만원 관중이 삼산체육관을 가득 채운 가운데 흥국생명은 팽팽한 승부 끝에 먼저 1, 2차전을 가져오며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한 세트만을 남겼다. 하지만 1, 2세트 모두 초반에 앞서다가 역전을 허용한 정관장 역시 집중력을 잃지 않고 3, 4세트를 가져와 5차전까지 풀 세트 혈투를 이끌었다.

5세트도 접전이었다. 좀처럼 어느 한 팀의 우세를 허용하지 않는 시소 게임이 계속된 가운데 12-12 동점까지 흐름이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이 때부터 상대 블로커의 집중 수비를 피해 김연경이 아닌 투트쿠에게 해결사 역할을 맡겼다. 13-12를 만드는 득점을 책임진 투트쿠는 김연경의 혼신의 수비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사실상 통합우승을 위한 9분 능선을 넘었다.

마침표 역시 투트쿠의 몫이었다. 부키리치의 공격을 김연경이 받아내자 투트쿠가 퀵오픈으로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득점으로 트로피를 가져왔다. 우승이 확정되자 흥국생명 선수들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을 중심으로 포옹을 나누며 우승의 기쁨을 함께 했다.

오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