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90일 유예’ 가짜뉴스에 뉴욕증시 오락가락

해싯 국가경제위원장 발언 와전
로이터 속보 전하자 증시 급등
백악관 정정 발표에 다시 하락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할 것이라는 가짜뉴스에 급등락하는 소동을 겪었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소동은 오전 10시 11분 X의 ‘해머캐피탈’이란 계정에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90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이는 앞서 이날 오전 해싯 위원장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 관세 유예를 고려할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와전된 것이었다. 이 글은 이 계정 1000명의 팔로어에게 전달됐고 이날 하락 출발한 뉴욕 3대 증시는 즉각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팔로어가 80만 명에 달하는 경제 속보 전달 계정인 월터 블룸버그가 10시 13분 해당 글을 복사하면서 와전된 소식은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2분 뒤인 10시 15분 미국의 경제·금융 뉴스채널인 CNBC가 뉴스 헤드라인으로 해당 소식을 전했고 이후 4분 뒤에는 영국의 통신사인 로이터가 해당 뉴스를 받으면서 시장에서는 해당 소식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됐다. 해당 소식이 기정사실로 여겨지면서 오전 10시 18분까지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 대비 2.31%,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35%, 나스닥 지수는 4.21%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금융 전문매체 포렉스라이브가 실시간 보도에서 “출처가 불확실하다”면서 주의를 요구하면서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백악관도 “가짜뉴스”라고 반박했고 CNBC와 로이터통신이 해당 뉴스를 철회하고 사과하면서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 하락세는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다른 나라들과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잦아졌고 결국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태는 SNS 등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사용하는 데서 오는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