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수업 복귀… 정치 불안에도 계속돼야 할 의료개혁[사설]

서울대 의대 본과 1∼4학년생 중 5명을 제외한 전원이 수업에 복귀했다고 한다. 의대 본과 3·4학년은 이번 학기 수업 대부분이 임상 실습으로 학교에 따라 수업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빠지면 유급 처리되고 유급되면 의사 면허 자격시험인 국가고시를 칠 수 없다. 연세대 의대는 7일 수강 신청을 하지 않은 본과 4학년 48명에게 유급 예정 통지서를 보냈다. 교육부가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내년 의대 증원을 동결키로 하고 2027학년도 정원부터 의료계 인사가 절반 이상 참여하는 의료인력수급 추계위원회에서 심의키로 한 상황에서 돌아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등록만 하고 수강 신청을 하지 않은 의대생들은 하루빨리 복귀해야 한다. 정부나 대학이 원칙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고 강경파의 협박에 휘둘려서도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가 투쟁론을 꺼내 들었다니 더욱 유감스럽다. 의협은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재논의를 주장하며 20일 전국 의사 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의정 갈등과 의대생 복귀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별다른 역할도 않은 의협이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정부 약화를 틈타 실리를 챙기려는 이기주의로 비친다.

윤 전 대통령의 의대 2000명 증원은 무리한 정책이었지만, 그 외에도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필수의료 수가 조정, 지역 필수 의사제 등의 의료개혁이 추진돼왔다.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대해 진영을 떠나 국민 대다수가 동의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도 공감하고 있다. 어렵게 이어져 온 의료개혁은 정치 불안 속에서도 초당적 협력을 통해 차질없이 추진돼야 할 국가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