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유튜브·SNS가 퍼뜨려… 언론의 권력 감시·팩트 전달 역할은 대체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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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사 편집국 체험 윤석민 교수, ‘저널리즘 연구’ 출간

“가짜뉴스는 언론이 아닌 유튜브와 SNS가 퍼뜨렸습니다. 합리적 범위 안에서 논조를 드러내는 언론은 여전히 필요합니다.”

윤석민(사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지난해 말 비상계엄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이르는 과정에서 불거진 언론에 대한 불신과 질타에 대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윤 교수는 지난달 말 배진아 공주대 영상학과 교수가 함께 쓴 ‘저널리즘 연구’(전 2권·사회평론)를 출간했다. 3년의 자료 정리와 집필, 그중 5개월은 실제 한 신문사 편집국의 일원이 되어 뉴스의 취재·기획·편집·전달 과정을 저널리즘의 최전선에서 기록했다. 이 책에서 윤 교수는 “전문적이고 규범적인 조건이 붙는다는 전제하에 언론은 헤아릴 수 없는 사회적 가치를 지니며 미래에도 지속되어야 한다”면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사회 주요 현안, 특히 권력 집단 내부에서 발생하는 일을 감시하고 그에 대한 사실과 의견을 전하는 언론의 역할은 대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팩트’(fact), 즉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인간 통제를 벗어나는 인공지능(AI) 저널리즘의 부상, 디지털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기사 품질과 신뢰도가 하락하고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지만, 그럼에도 일선에서 취재를 통해 역사의 현장을 눈으로 보고 담으며 그 사실을 전달하는 것은 언론의 본질이자 역할이다. 윤 교수는 “팩트에 목숨을 거는 언론인의 역할이야말로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라며 디지털 시대에도 이러한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각 언론사의 가치 판단에 따라 논조는 저마다 다르더라도, 팩트 자체는 흔들거나 왜곡하지 않았다는 것이 한국 언론을 바라보는 윤 교수의 시각이다.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는 판결을 내린 후인 8일 문화일보와 나눈 인터뷰에서 윤 교수는 “언론사마다 계엄령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는 있었지만, 언론은 그것을 지극히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드러냈다.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지켰다”면서 “‘언론이 민주주의의 걸림돌’이라는 주장을 하려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라. 역사적으로 볼 때 오히려 민주주의를 실패로 이끌었던 이들은 정치인, 정치화된 시민단체, 굉장히 비이성적인 정치 행동주의자들이다. 언론은 민주주의의 성공을 이끈 중요한 조력자였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윤 교수는 유튜브나 SNS 플랫폼을 통한 경도된 주장에 귀 기울이는 이들이 늘어나는 세태 속에서 “언론은 굉장한 가치를 갖고 있는데 그에 대한 정당한 가치 부여를 하지 않는 사회”라고 꼬집으며 “언론이 민주주의 사회를 지켜왔듯, 이제는 사회가 언론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