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값 20년간 1.5달러…모자 가격은 또 올라 34달러[허종호의 오거스타 라이브]

대부분 식음료값 사실상 동결
매점 모든 품목 구매 ‘77달러’
골프숍 시간당 100만달러 판매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가 올해에도 식음료 가격을 사실상 동결했다. 마스터스의 ‘명물’ 피멘토 치즈 샌드위치(왼쪽 사진)는 20년 넘게 1.5달러(약 2200원)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마스터스의 또 다른 명물 기념품 모자 (오른쪽) 가격은 또 다시 인상됐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 판매하는 식음료는 매년 화제다. 최근 수년 동안 이어진 고물가 흐름과 달리, 여전히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트론(갤러리)들이 가장 많이 찾는 피멘토 치즈 샌드위치와 계란 샐러드 샌드위치는 1.5달러에 불과하다. 피멘토 치즈 샌드위치는 2003년에도 1.5달러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터스를 주관하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패트론을 배려하기 위해 저렴하게 식음료를 판매한다. 매점의 모든 27개 품목을 주문해도 77달러(11만3500원)에 불과하다. 가격 인상도 최대한 자제한다. 땅콩과 쿠키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0.75달러(1100원)씩 상승했을 뿐 나머지는 고정됐다. 사실상 동결이다. 특히 최근 미국을 휩쓴 계란 품귀에도 계란 샐러드 샌드위치 가격은 변하지 않았다.

패트론들은 식음료에서 아낀 지갑을 골프숍에서 활짝 열게 된다. 그런데 식음료와 달리 골프숍의 제품, 특히 대표적 기념품인 모자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기본 모델인 ‘클래식’ 모자는 지난해 32달러(4만8000원)에서 올해 34달러(5만1000원)로 인상됐다. 클래식 모자는 2018년엔 26달러(3만9000원), 2022년엔 28달러(4만2000원)였다. 거기에 8.5%의 판매세가 추가된다.

골프숍의 제품 대부분이 해외, 특히 아시아에서 만들어지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따라 내년엔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스의 기념품은 그래도 다른 메이저대회 기념품에 비해 저렴한 편이기에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패트론을 유혹하며, 골프숍의 판매액도 상당하다. 골프숍 입장에 1∼2시간이 걸리는데, 다수 패트론들은 수천 달러를 지불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마스터스 골프숍이 1년에 9일 문을 여는 데다가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에서 제한된 인원만 입장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골프숍은 마스터스의 ‘효자’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마스터스 기간 기념품 가격에 대해 공개하지 않지만, 외신은 골프숍의 마스터스 기간 주중 판매액을 시간당 100만 달러(14억9000만 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분당 1만6000달러(2400만 원), 초당 277달러(41만 원)다. 미국 매체 투데이스골퍼는 “그런 기준(골프숍 판매액)을 보면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이 기상 경보가 있을 때 손님들에게 코스에서 떠나라고 요청하는 것이 놀랍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