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며 떠나는 ‘여제’… 韓 여자배구 김연경 다음이 없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8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 승리 후 우승 기념 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뉴시스

■ 흥국생명, V리그 5번째 우승

김연경, 만장일치로 ‘MVP’
흥행·경기력 대체불가 선수
새로운 ‘에이스 찾기’ 고민

‘배구여제’는 웃으며 떠난다. 이제는 남겨진 이들이 그의 빈자리를 대신해야 할 차례다.

흥국생명은 8일 밤 열린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5전 3선승제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 승리 후 3, 4차전을 패해 마지막 5차전까지 치렀고, 5차전마저 1, 2세트를 먼저 가져왔으나 3, 4세트는 내줬다. 하지만 결국 5세트 막판 엄청난 집중력으로 득점하며 ‘배구여제’ 김연경과 마지막 동행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이 승리로 흥국생명은 V리그 출범 후 5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여자부 최다 기록을 늘렸다.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차지하는 통합우승은 2005∼2006, 2006∼2007, 2018∼2019시즌에 이어 네 번째다.

앞서 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에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던 김연경은 이번 시즌도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전원 만장일치로 MVP를 받았다. 김연경은 자신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우승한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MVP를 차지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대체 불가’였던 스타플레이어의 이탈에 흥국생명과 V리그는 이제 여자부의 새로운 판을 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V리그 복귀 이후 그를 중심으로 선수단을 구성해 매 시즌 강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에이스’가 빠지면서 당장 다음 시즌부터 전력 구성을 고민해야 한다. V리그는 흥행부터 비상이다. 김연경의 복귀 이후 경기장 관람객과 TV 시청률 증가에 남녀부의 위상이 역전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는 점에서 김연경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구심점을 잃은 채 어려운 시기를 겪는 여자 배구대표팀의 현 상황만 보더라도 흥국생명과 V리그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연경은 코로나19의 여파로 2021년에 열린 도쿄올림픽을 마친 뒤 태극마크를 내려놓았다. 이후 여자 배구대표팀은 아직까지 마땅한 대체 자원을 찾지 못한 채 국제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