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장제원 전 의원 성폭력 사건 수사 결과 발표하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경찰청 앞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가 기자회견을 열어 고 장제원 전 의원 성폭력 사건의 수사 결과 발표를 촉구하고 있다. 이재희 기자

“이대로 사건 종결돼선 안돼”
긴급연명에 1만 1262명 참여


성폭력 혐의를 받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장제원 전 의원 수사에 대해 경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9일 오전 여성단체들이 수사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서울시경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대로 사건이 종결되는 것을 절대로 원하지 않는다”며 “권력형 성폭행 피해자들이 많이 존재하는 만큼 이 사건이 이대로 수사 종결될 경우 다른 피해자들이 용기낼 기회가 사라질까봐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피해자 이윤슬(가명) 씨는 기자회견에서 “오랜 시간 이 사건을 신고하지 못했던 이유는 가해자의 막강한 권력과 제왕적 사고에 짓눌려 두려움에 움츠러들었기 때문으로, 어떤 사과도 받지 못한 채 사건이 마무리되는 걸 바라만 보는 상황이 참담하다”며 “가해자의 사망이 면죄부가 돼서는 결코 안 된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이미 수사가 80% 진행이 됐고 가해자 또한 조사를 받은 만큼 지금까지 이뤄진 수사를 바탕으로 결과가 발표돼야 한다”며 “이와 같이 가해자가 사망해 죄가 사라지는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로 확인된 사실을 발표해 사회적 엄벌에 처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 장재원 전 의원은 부산 모 대학의 부총장이었던 2015년 당시 비서였던 이 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준강간치상)로 고소돼 수사를 받던 중, 지난달 31일 서울 강동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지난 7일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장제원 전 의원이 사망해 조만간 공소권 없음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지난 월요일 저녁 6시부터 36시간 동안 진행한 긴급연명에 총 1만1262명이 참여했다”며 “서울청장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한 상태로, 기자회견 직후 민원실에 서명지를 제출해 시민들의 수사촉구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