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서 즐기는 호텔급 휴식”…팬스타 미라클호, 한국형 럭셔리 크루즈 시대 연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9일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과 초청 인사들이 팬스타 미라클호 명명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팬스타그룹 제공

국내 첫 자본·기술로 건조된 2만2000t급 해상 리조트
전 객실 스위트급, 문화강좌·오마카세까지 갖춰
오는 13일부터 부산~오사카 정기 항로 투입

부산=이승륜 기자



"팬스타 미라클호를 시작으로, 한국형 럭셔리 크루즈 시대가 열릴 겁니다."

부산~오사카 항로에 국내 최초로 건조된 럭셔리 크루즈형 카페리가 투입된다. 팬스타그룹이 선보이는 신조선 ‘팬스타 미라클호(PanStar Miracle)’가 오는 13일 공식 취항을 앞두고, 9일 부산 영도 대선조선소 다대조선소에서 명명식과 함께 베일을 벗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권민철 대선조선 대표이사, BV선급 한국 대표, 이성권 국회의원, 김미애 국회의원, 조현민 (주)한진 대표이사, 김무성 전 국회의원,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100여 명의 내빈이 참석해 선박의 탄생을 축하했다.

선박의 명명은 전통적으로 선박의 ‘안전한 항해와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대모(Godmother)’가 맡는 의식이다. 이 전통을 따라, 팬스타 미라클호의 대모는 김현겸 회장의 부인 강진명 씨가 맡았다. 강 씨가 "이 배의 이름을 ‘팬스타 미라클’이라 명명합니다"라고 선언하자 선체를 가린 가림막이 걷히고, 뱃머리에 새겨진 이름이 드러났다. 이어 강 씨와 김 의원, 조 대표가 대형 샴페인을 매단 줄을 도끼로 끊어 배에 부딪히게 하는 샴페인 브레이킹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팬스타 미라클호 모습. 팬스타그룹 제공

팬스타 미라클호는 지난 2021년 6월 개념설계를 시작으로 약 4년 간의 건조 기간을 거쳐 탄생했다. 총톤수 2만2000t, 길이 171m, 폭 25.4m로, 최대 355명의 승객과 함께 20피트 컨테이너 약 250개를 실을 수 있는 여객·화물 복합 카페리선이다. 엔진은 친환경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연료 소모와 배출가스를 크게 줄이면서도 팬스타 드림호 대비 부산~오사카 항해 시간을 2시간 이상 단축시킨다. 또 파랑 속에서도 선체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핀스테빌라이저, 유사시 인근 항구로 안전 귀환이 가능한 SRtP(Safe Return to Port·항구로의 안전 복귀) 시스템 등 최신 해상 안전 장비도 갖췄다.

이날 명명식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선내 내부는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선박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했다. 팬스타 미라클호는 전 객실에 소음·진동 저감 설계와 개별 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했고, 발코니 스위트, 로얄 스위트, 프레지덴셜 스위트를 포함해 총 102개 객실을 운영한다. 특히 코로나19 등 팬데믹 상황에 대비해 선내 공기 공급 시스템에 고주파 살균 기술을 적용했으며, 저위도 위성을 활용한 고속 와이파이 제공으로 ‘워케이션(work + vacation)’ 수요도 반영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팬스타 미라클호 내 카지노&게임바 모습. 팬스타그룹 제공

편의시설은 기존 여객선과는 차원이 다르다. 야외 수영장, 조깅트랙, 잔디정원, 파노라마 뷰 라운지, 사우나, 테라피룸, GX룸, 카지노 게임바, 카페 등은 고급 리조트를 연상케 한다. 선내 곳곳에서는 뮤지컬 공연, 음악 연주, 쇼 프로그램, 바리스타·소믈리에 클래스 등 20여 종의 문화강좌가 운영돼, 승선 순간부터 하선까지 ‘머무는 시간’ 그 자체가 여행이 된다.

식음료 역시 수준을 끌어올렸다. 선상 레스토랑에서는 뷔페와 정찬 코스를 통해 한식·양식·일식은 물론 스시와 오마카세 메뉴도 제공된다.

팬스타 미라클호는 주 3회 월·수·금 오후 5시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출항, 일·화·목 오전 10시 오사카 입항 일정을 기준으로 부산~오사카 정기 항로에 투입된다. 항로는 일본 세토내해를 따라 운항되며, 수많은 섬과 내해 특유의 잔잔한 물결이 어우러져 ‘운항 그 자체가 관광 콘텐츠’가 되는 노선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팬스타 미라클호 내 발코니가 있는 객실 모습. 팬스타그룹 제공

팬스타그룹은 앞으로 팬스타 미라클호를 활용해 부산 원나잇 크루즈뿐 아니라 일본·대만·중국 등 근거리 국제 기항지 대상 3박 4일 비정기 크루즈 상품도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운항선이던 팬스타 드림호는 퇴역 후 일본 이시가키시에 매각돼, 향후 이시가키~대만 지룽 간 국제 정기 항로에 투입된다. 김현겸 회장은 "미라클호는 국내 자본과 기술로 건조한 첫 크루즈 여객선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이라며 "이제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선상 생활 자체가 하나의 여행이 되는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