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오피스텔 전셋값이 9000만원… 수도권 1인가구 ‘깡통전세 주의보’

■초소형 전세가율 90% 육박

통계집계 2011년 이후 최고치
상승폭, 매매가 < 전셋값 영향

사회초년생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수도권 초소형 오피스텔(전용 30㎡ 이하)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전세 사기 여파로 월세 수요가 늘어났지만 1억 원대 가격으로 전세살이가 가능한 초소형 오피스텔에는 월세 부담을 느끼는 1인 가구들의 전세 수요도 몰리는 상황이다. 다만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힘든 깡통전세가 될 우려가 큰 만큼 계약에 앞서 신중함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9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초소형 오피스텔 전세가율은 전월(89.7%) 대비 0.1%포인트 오른 89.8%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1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앞서 60%대에 머물던 전세가율은 2018년 1월 80%, 2020년 12월에는 85%도 넘어설 정도로 오르더니 올해 90%에 육박하는 수준에 다다랐다. 전세가율 90%는 매매가 1억 원 매물의 전셋값이 9000만 원이란 뜻이다.

이처럼 전세가율이 유독 높은 배경은 그동안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른 데 있다. 2012년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약 13년간 매매가격이 51.41%(약 1.5배) 오르는 동안 전셋값은 98.51%(약 2.0배) 뛰었다. 최근 전세 사기 여파로 전월세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설 정도로 월세화가 계속되고 있지만, 전셋값이 1억 원대인 초소형 오피스텔에는 전세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최근 매매가격이 하락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평균 매매가는 1억5821만 원으로 2년 전(1억6227만 원)보다 2.50% 떨어졌다. 전세 수요는 꾸준한 가운데 매매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면 전세가율은 연내 90%도 넘어설 수 있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