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세계국채지수 편입 시작 시점, 올 11월→내년 3월 이후로

“日 투자환경 개선 요구 때문”
정부, 정치 불확실성 우려 일축

오는 11월로 예정됐던 우리나라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시작 시점이 내년 3∼4월로 미뤄졌다. 국채 조달 비용 절감과 외국인 자금 유입 등 WGBI 편입에 따른 파급효과가 발생하는 시기도 늦춰졌다.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담겼다는 시각이 있지만 정부는 일본의 투자 환경 개선 요구를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우리나라의 WGBI 편입 시점을 당초 예정된 오는 11월에서 내년 4월로 바꿨다. 당초 우리나라는 올해 11월 WGBI에 편입돼 1년간 분기별로 편입 비중이 확대될 예정이었다. 편입 시점은 미뤄졌지만 편입 완료 시기는 내년 11월로 같다. 내년 4월 편입이 시작되지만, 분기가 아닌 매달 편입 비중을 높여 계획된 시점에 편입이 끝나게 된다.

FTSE 러셀이 운영하는 지수인 WGBI는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 등과 함께 세계 3대 채권지수로 꼽힌다. 정부는 WGBI 편입으로 최소 560억 달러(약 83조 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WGBI 편입 시기가 늦춰지면서 선진국 자금 유입·자금 조달비용 절감·달러화 유입에 따른 고환율 기조 완화 등 각종 파급효과도 미뤄지게 됐다.

우리나라의 WGBI 편입 시점이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적 혼란 등을 우려한 외국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JP모건은 전날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7%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WGBI 편입 시점 변경은 채권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일본 투자자들의 투자 환경 개선 요구를 수용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재환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일본의 경우 국채 주문을 위해선 여러 단계 절차를 거치는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문제였다면 편입 완료 시점 연기 등 다른 옵션을 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