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원스톱 쇼핑”… 경제·안보 패키지 딜 해볼 만하다[사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통화가 끝난 뒤 SNS에 한국과의 협상을 “원스톱 쇼핑”이라고 대문자로 각별히 강조하면서 “상황이 좋다”고 했다. 통상·경제·안보 현안이 광범위하게 논의됐으며, 한국에 부과한 25%의 일방적 상호관세를 다른 현안과 연계해 포괄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성과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포괄적 협상을 하면 한국이 내세울 만한 관세 인하 근거가 상당히 많다. 이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및 수정 등을 거치면서 통상팀의 역량도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통상 현안 외에 방위비 분담금과 연계된 핵 역량 강화 등 모든 것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 놓고 일괄 타결을 시도할 만하다. 그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고, 한 대행 정부 임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만큼 단계적 합의라는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무역 흑자와 관세, 조선업,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알래스카 합작투자,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보호에 대한 비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상호관세 문제와 조선업·LNG·알래스카 투자·방위비 분담금 등을 주고받기식으로 해결하자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한국의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상찬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고리로 3개 현안을 더 얹은 것인데 우리가 결코 겁먹을 필요가 없다. 한 대행 말대로 양보의 균형을 통한 “윈윈”이 가능하다.

조선 협력을 위해선 HD현대·한화오션 등과 구체 협상안을 마련하고, LNG 총수입의 18% 수준인 미국산 물량도 늘려야 한다. 알래스카 합작투자에 대해 일본·대만은 이미 투자 의사를 밝힌 만큼 투자비용 4500억 달러에 대한 위험 분산을 위해 한국이 아시아 국가와 컨소시엄을 주도할 수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은 올해 1조4028억 원, 2026년 1조5192억 원으로 연간 10억 달러 수준이며 주한미군 총주둔비의 60% 선이다. 20억 달러 수준으로 ‘전액 부담’ 상징성을 확보하는 대신 동맹 친화적 핵 개발 등을 받아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런 부분에 한해서만큼은 힘을 실어주는 게 집권을 노리는 정당의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