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0개 안 주면 해킹자료 유포” 로펌 협박한 30대 작가에 1심 징역 1년 6개월 선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전경. 연합뉴스

25억 원 상당 비트코인 요구한 뒤 해외도주 혐의


대형로펌을 상대로 25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주지 않으면 해킹으로 유출된 소송자료 등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혐의를 받는 30대 작가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6단독 최승훈 판사는 최근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작가 겸 유튜버 이모(34)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씨는 지난해 8월 A로펌을 찾아가 “해킹자료를 갖고 있다”며 자료를 유포하지 않고 폐기하는 조건으로 비트코인 30개를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해당 비트코인 시세는 25억 원 상당이었다. 이 씨는 비트코인을 주지 않으면 수임한 사건정보 등을 다크웹(특수경로로 접근 가능한 웹사이트)에 게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다수의 자기계발서를 낸 작가 겸 유튜버인 이 씨는 해당 자료를 직접 해킹하는 대신 한 해커로부터 넘겨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로펌은 이 씨의 협박에 응하는 대신 경찰에 신고했다. 이 씨는 해외도피를 했지만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검거돼 강제송환됐다.

재판부는 “기밀·소송자료 등 업무상 비밀을 상시취급하는 로펌을 범행대상으로 삼았고 공갈 내용이 대단히 불량하다”며 “로펌 측이 느꼈을 공포심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 씨가 로펌이 작성한 일부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더 큰 손해를 끼칠 수 있었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25억 원은 큰 금액이고 해외도주도 했다”며 “다만 미수에 그친 점, 반성 중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