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무인기·헬기 충돌사고, 착륙 중 2차례 돌풍으로 인해 급부상한 ‘벌루닝 현상’이 원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17일 오후 경기 양주 광적면 소재 육군 항공대대에서 무인기와 착륙해 있던 헬기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뉴시스

무인기 헤론 착륙 중 두차례 돌풍·측풍 불어 활주로 이탈…수리온 헬기와 충돌해 전소
벌루닝 현상은 비행체가 착륙 시도 때 너무 강하게 조종간 당길 경우 갑자기 떠오르는 현상

지난달 군용 무인기 헤론이 수리온 헬기와 충돌한 사고는 무인기 착륙과정에서 갑자기 분 돌풍 등 외부요인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석진(대령) 육군 공보과장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육군은 지난달 17일부터 중앙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비행 정보 녹화 영상 및 비행장 내 CC(폐쇄회로)TV 영상, 비행 데이터 분석 등 사고 원인 및 경위를 면밀히 조사했다”며 “조사 결과 인적 과실 및 장비 결함, 장비 정비체계, 군 기강 해이 등의 문제점은 식별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배 과장은 “무인기의 자동착륙 과정에서 1차 돌풍에 의한 비행체 급상승과 이후 활주로 착륙 시 2차 돌풍 및 측풍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사고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헤론이 자동착륙 모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돌풍에 의해 비행체가 급상승했고, 착륙 직전 또다시 돌풍과 측풍이 불면서 활주로를 벗어나 헬기와 충돌했다는 것이 군 조사 결과다.

배 과장은 “무인기가 착륙을 시도하던 중 1차적으로 돌풍에 의해 상승됐는데 이것을 ‘벌루닝(Ballooning) 현상’이라고 한다”며 “비행체가 하강을 시도했고 그 과정에서 기존의 경로보다는 조금 더 나아갔기 때문에 하강 각도가 좀 급했고 그로 인한 위험을 자동으로 감시해서 재상승하려던 과정에서 2차 돌풍과 측면풍으로 인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벌루닝 현상은 비행기가 착륙을 시도할 때 너무 강하게 조종간을 당길 경우 갑자기 떠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육군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급변풍 경고시스템을 조기에 설치하고, 헬기 계류장 진입 방지 그물망 설치 등 재발방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육군은 “자동착륙시스템을 조종사가 인지하지 못해서 수동으로 착륙하려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배 과장은 “사고 무인기는 2016년 최초 도입 시부터 자동 이착륙시스템이 탑재돼 있어서 이착륙 과정에 조종사가 수동으로 개입해서 관여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7일 경기 양주시 소재 육군 부대 항공대대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헤론과 수리온이 모두 전소했다. 헤론은 대당 약 30억 원, 헬기는 약 200억 원으로 도합 수백 억원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육군은 사고 발생 이후 중앙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비행 정보 녹화 영상과 비행장 내 CCTV, 비행 데이터 등을 분석해왔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