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하는 ‘AI 공무원’

■ 지자체 AI 업무활용 ‘일상화’

문서 요약·작성·검색 넘어
홍보 콘텐츠 제작에도 쓰여

작년 전국 AI 구독료 3.9억
매달 이용료 지불 부담 커져
송파·성동구선 자체 구축도

최근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업무에 적극 활용하는 게 일상화되면서 일부 서울 자치구와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적으로 업무 지원 AI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업무 효율이 탁월해 AI 의존도는 점점 커지는데, 값비싼 AI 구독료를 정기적으로 계속 지출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1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송파구는 지난 2월부터 행정 포털에 자체 AI 시스템인 ‘송파AI브레인’을 개발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오픈AI가 지난해 선보인 챗GPT-4o 엔진을 기반으로 송파구가 지난 1년에 걸쳐 설계한 시스템이다. 직원들은 별도 사이트의 회원가입이나 로그인 없이 구청 내부 행정 포털에서 바로 송파AI브레인을 사용할 수 있다. 문서 초안 자동 작성, 각종 문서 요약, 업무 관련 법령·지침 같은 행정정보 검색 등 다양한 기능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성동구도 지난달부터 챗GPT를 기반으로 하는 AI 업무 지원 시스템인 ‘성동지피티(GPT)’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업무용 AI 전문기업 ‘AI3’사가 개발한 ‘웍스AI 솔루션’에 구청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자체 시스템을 구축했다. 간단한 프롬프트(명령어) 한두 줄만 입력하더라도 지시문, 작업지침, 제약조건 등을 포함한 전문적인 프롬프트로 자동 변환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강북구의 경우 자체 AI 시스템을 개발한 건 아니지만, 지난해 8월부터 구청 유튜브 채널 영상에 사용할 노래와 가사 등을 AI를 활용해 만들고 있다. 강북구 관계자는 “업체에 의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시간과 예산이 상당히 많이 들어, 예전에는 꿈도 못 꿀 일”이라고 말했다.

지자체가 자체 AI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직원들에게 이용료를 지원해주는 것보다 오히려 비용 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구청 모든 직원에게 생성형 AI 구독료를 지원하면 적어도 연간 1000만 원 이상 지출이 필요할 텐데, 자체 시스템의 경우 ‘엔진 이용료’로 한 달에 10여만 원만 내면 되므로 훨씬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직 자체 시스템을 마련하지 못한 지자체들은 직원에게 매년 수천만 원에 달하는 생성형 AI 이용료를 지원해야 하는 실정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7개 광역지자체가 지출한 생성형 AI 구독료는 총 3억9168만 원이었다.

지난해 광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비용(6871만 원)을 이용료로 지원한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도에서 운영 중인 빅데이터 플랫폼을 향후 생성형 AI 기반으로 특화 개발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래프 등 시각 자료를 쉽게 글로 해석해주는 기능이 생기면 직원들이 시스템을 활용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군찬 기자 alf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