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추방’ 베네수엘라 이민자, 90%는 범죄이력 확인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갱단 소속 범죄자라며 엘살바도르 교정시설로 추방한 베네수엘라 출신 불법 이민자 200여 명 중 90%는 범죄 이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 법원의 추방 중단 명령에도 이를 강행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커질 전망이다.

9일 블룸버그통신은 미 당국이 국제 마약밀매·폭력 집단인 ‘트렌 데 아라과(Tren de Aragua)’ 연관 혐의 등으로 추방한 베네수엘라 국적자 238명의 법률 기록과 미 정부 성명을 검토한 결과 약 90%가 범죄 전과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중범죄에 해당하는 폭행을 저질렀거나 총기 관련 범행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5명뿐이었다. 성범죄와 절도 등 죄를 지은 사람이 3명, 불법 이민 유도 등 인신매매 범행으로 적발된 사람은 2명이었다. 나머지 233명은 교통법규 또는 이민법을 위반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범죄 전력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가 엘살바도르로 내쫓은 이민자들을 무슨 근거로 폭력 범죄자로 판단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238명을 엘살바도르 테러범수용센터(CECOT)로 이송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