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파나마운하 중심 연합 군사훈련 강화

국방 “中의 강압 끝낼 것”

미국이 중국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파나마 운하를 중심으로 파나마와의 연합 군사훈련 강화 방침을 밝혔다. 중국 정부가 홍콩계 기업 CK 허치슨 홀딩스가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계 자산운용회사 블랙록 컨소시엄에 넘기는 거래를 중단시키자 군사적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일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연설문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중미 안보회의(CENTSEC 2025)에서 중미 지역의 파트너십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중국의 강압에 굴복하던 시대를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임무는 미국 우선주의 접근법을 통해 ‘힘에 의한 평화’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는 곧 아메리카(대륙) 우선주의로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이 ‘미주 대륙의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중국은 글로벌 야망을 숨기지 않고 각국의 천연자원과 토지를 착취한다”며 “중국 선단은 우리 국가와 국민의 식량을 훔치고 있으며, 중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은 전략 부문 핵심 인프라를 정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의 파나마 운하 환수 가능성에 대한 파나마 국민의 우려를 의식한 듯 간접적으로 ‘파나마 주권 보호’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 환수를 목표로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다만 해당 지역에서의 연합 군사훈련 강화, 미 함정 배치, 장병 교류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정부도 미국과의 연대 의지를 밝혔다. 프랑크 아브레고 파나마 안보부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파나마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항로를 수호하고 있으며, 그 누구도 혼자서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법”이라면서 “사이버 분야 안보 역량 확보를 위한 미국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지연 기자 jjy072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