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반도체 육성 속도내려면… K-칩스법 ‘최저한세’ 낮춰야”

“1%P 인하시 투자 2조 ↑”
세제혜택 강화 개편 촉구

반도체 투자의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최저한세 제도 개편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저한세는 세금감면 시 최소한 내야 하는 세금의 정도를 정해 놓은 제도이지만 기준 자체가 해외보다 높아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저한세율을 1%포인트 인하할 경우 투자규모가 2조2469억 원까지 증가한다는 근거도 함께 제시됐다.

1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황상현 상명대 교수에게 의뢰한 ‘기업의 K-칩스법 활용과 투자 제고를 위한 최저한세 제도 개선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K-칩스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반도체와 백신,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 시 높은 세액공제 혜택이 부여됐지만 대·중견기업은 높은 최저한세율로 인해 세액공제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저한세 제도란 법인이나 개인사업자가 각종 세금 공제나 감면으로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을 막기 위해 최소한으로 내야 할 세금의 하한선을 정해놓은 제도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최저한세율이 대·중견기업의 경우 17%로 글로벌 평균(15%)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한세율이 1%포인트 인상되면 총자산 대비 투자는 0.04%포인트 감소한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최저한세율 1%포인트 인상 시 총자산 대비 투자는 0.069%포인트 줄었다. 반면 최저한세율이 1%포인트 낮아지면 투자액은 2조2469억 원 증가했고, 이 중 대기업 투자는 1조7689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반도체를 포함한 국가전략 기술 연구·개발(R&D)·투자세액공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저한세율을 인하하거나 적어도 R&D·투자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최저한세 적용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경연 원장은 “K-칩스법의 효과성을 높이고 기업투자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최저한세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