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대 위협하던 환율 38원 급락… 미·중 갈등 심화되면 다시 급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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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6거래일 연속 절하 행진

미국발 상호관세 공포로 15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440~1450원대로 급락했다. 상호관세 협상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올리는 등 갈등 수위를 높이고 있어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한 불안은 남아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 대비 38.1원 급락한 1446.0원에 개장했다. 상호관세 시행을 앞두고 전날 1487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은 간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 발표 후 떨어졌다. 야간거래 종가가 1472.0원으로 낮아진 데 이어 이날 주간거래에서 추가로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500원에 근접하는 비상 상황에선 벗어났지만 외환시장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이 협상 대신 맞불 관세를 놓은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125%로 오히려 높였기 때문이다. 미·중 관세 갈등이 심화해 환율 전쟁으로 비화하면 원·달러 환율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위안화가 절하되면 원화 가치도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전날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7.2066위안으로 고시하며 6거래일 연속 절하 행진을 이어갔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안화가 절하되면 해외 구매자가 중국산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관세 부과로 인한 중국 제품 경쟁력 저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9년 대(對)중국 관세를 부과하자, 런민은행은 위안화 절하로 대응해 달러당 7위안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다만 급격한 위안화 약세에 따른 중국 자산에 대한 신뢰도 악화 등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현지시간) “중국이 금융시장 불안을 피하면서 무역전쟁의 악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신중하게 유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