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매수 사이드카 동시 발동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코스피 급등·환율 급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밝혀 10일 코스피지수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 개장가가 전장 대비 38.1원이나 떨어진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백동현 기자

■ ‘관세 유예’에 증시 급반등

코스피 상위 20개 전종목 올라
SK하이닉스, 제한폭까지 상승
“일시적 상승” 경계 목소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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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중국 제외)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가 이틀 만에 2400선을 회복하는 등 국내 증시가 급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장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확인됐다는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10% 보편관세 부과 등 관세 여진이 지속하는 만큼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하락장 속 일시 상승)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4.42%(101.43포인트) 급등한 2395.13으로 장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5.30% 상승한 2415.28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2386억 원, 1616억 원 순매수에 나서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5.24% 상승한 677.13을 기록했다. 장 초반 폭주하는 주문에 코스피와 코스닥에서는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 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양 시장에 매수 사이드카가 동시에 발동한 건 지난해 8월 6일 이후 8개월 만이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업종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전장보다 18.73% 급등함에 따라 반도체 종목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실제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정규장 개장 전 시장인 ‘프리마켓’에서 가격제한폭(30%)까지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반도체 종목 외에도 코스피 상위 20개 종목 전체에서 주가 상승을 나타내는 빨간불이 켜졌다.

코스피 급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줄기차게 주장해 온 관세 정책에 대해 일보 후퇴하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지난 3일 상호관세 발표 이후 212.16포인트(8.47%) 하락해 9일 2293.70까지 떨어졌는데, 달라진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에 저가 매수 유입이 발생한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증시도 강세장이 펼쳐졌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오전 9.0%까지 상승했으며, 대만 자취안 지수도 장 시작과 함께 9% 넘게 급등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추가 조치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팽배하다. 일시적인 ‘트럼프 풋’(트럼프 대통령 발언·행동이 증시에 강세 요인이 되는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세적인 V자 급반등에 베팅하기보다는 관세 뉴스 흐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1분기 미국 빅테크 실적 등을 더 살펴봐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