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트럼프 北비핵화 재확인, 한국 패싱 우려도 없애야[사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상호관세 관련 통화 때 북핵 위협에 대해서도 논의하면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한미 공조를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한 대행이 통화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한미의 강력한 의지를 북한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친분을 강조하면서도 “물론이다”라고 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양측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공감했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대행과 통화 후 올린 SNS에는 북한 관련 내용이 빠졌지만, 상호관세 파장 조기 해결을 위한 패키지 딜 필요성과 함께 북한 비핵화 관철을 위한 한미 공조 강화가 재확인된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해 북핵 용인 우려를 낳았고, 김정은과도 “소통 중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한국 패싱’가능성도 증폭됐다. 이러다 보니 더불어민주당에서 한국 패싱을 막기 위해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는 본말전도 식의 주장까지 나온다.

그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김정은 담판이 성사될 경우 북핵 동결 수준의 ‘스몰 딜’로 끝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미북 정상회담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거 수준에서 마무리되면 한국은 북핵에 노출되는 안보 재앙을 맞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싱가포르 회담 후 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일방 선언했을 때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협의 채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북핵 폐기(CVID) 원칙을 견지하고, 미북 협상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게 하는 것이 한미 안보 대화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