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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15년 만에 국립극장 품으로…연간 두 편 이상 연극 공동 기획 국립극단이 15년 만에 국립극장으로 귀환한다.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국립극단의 국립극장 이전을 기념하는 행사 ‘국립극단, 남산에서 이어가는 연극의 미래’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1950년 창단된 국립극단은 국립극장을 무대로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쳤다. 2010년 독립 법인으로 전환해 ‘백성희장민호극장’과 ‘소극장 판’을 보유한 서계동 문화공간에 터를 잡았고, 2015년부터는 명동예술극장을 위탁받아 운영했다. 2023년 서계동 문화공간 일대가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연극계는 국립극단의 국립극장 이전을 공식 요청했고 이에 문체부는 국립극장의 공연예술박물관 자리에 국립극단을 이전하기로 했다.국립극단과 국립극장은 이번 이전을 계기로 매년 두 편의 연극을 공동 기획할 예정이다. 우선 대관을 약속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반기에는 ‘그의 어머니’(4월 2∼19일. 달오름극장), 하반기에는 ‘(가제)허난설헌’(11월 22∼30일. 해오름극장)을 무대에 올린다.기념행사에는 유인촌 문체부 장관을 비롯해 국립극단 출신 박정자, 이호재 등 원로 배우와 연극 관련 협회·단체, 관련 기관 관계자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한다. 유인촌 장관은 "남산으로의 귀환은 국립극단의 역사성과 미래를 동시에 상징하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국립극단의 연극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한국 연극이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4-08 09:44
“영화 그랜토리노 속 품위있는 죽음… 한국보수, 그길로 가야 다시 살아나” “지금 무책임하게 처방을 내놓는 사람들은 속된 말로 약을 팔고 있는 셈이죠.” ‘추석이란 무엇인가’ 등의 칼럼으로 잘 알려진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최근 ‘한국이란 무엇인가’(어크로스)를 내놓고, 혼돈에 빠진 한국 사회에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 탄핵 이후 답을 찾지 못한 정치권과 한국 사회는 그에게 어떤 모습일까. 탄핵 선고 직전에 출간된 책을 들고, 7일 서울 강남구에서 김 교수를 만났다. 명쾌한 해답이나 통렬한 비판을 기대했건만 김 교수에게 돌아온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는 아직 이 사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어요. 이해하지 못했으니 해결할 수도 없는 거죠.”김 교수가 진단하는 한국 사회의 실패는 검찰 권력의 비대화나 특정 정당의 폭주, 헌법 체계의 문제로 단순화되지 않는다. 이번 사태의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언어의 실패’다. ‘언어의 실패’란 말은 김 교수가 오랫동안 지적해온 한국 사회의 총체적 문제를 함축한다. 진보와 보수, 자유와 민주주의 같은 기본 개념조차 제각기 다른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사회. 서로 다른 언어와 규범 안에서 살아가며, 정작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회. 김 교수는 이것이야말로 현재 한국이 처한 “자연 상태”라고 진단한다. “우리가 가진 언어의 빈곤은 곧 사유의 빈곤으로 이어져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도구로서 언어가 망가져 있다면, 그 사회는 스스로를 제대로 진단할 수도 없죠.”그렇다면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죽음’이다. 김 교수가 말하는 현재 한국 보수 진영의 현실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어떻게 품위 있게 죽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런데 정치권에는 언어가 빈곤하다. 그는 ‘품위 있는 죽음’을 설명하기 위해 뜻밖에 미국 영화 ‘그랜 토리노’를 인용했다. 감독이자 극 중 주인공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늙고 고집스러운 퇴역 군인이지만, 결국 공동체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어주며 품위를 지킨다. 김 교수에 따르면 품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보수 정치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출발점”이다. 망가진 언어와 감정적 정치가 지배하는 한국 정치 환경에서 보수가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먼저 ‘어떻게 품위 있게 사라질 것인가’를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는 본래 현재를 긍정하고, 지금까지의 성취를 존중하는 데서 출발해야 해요. 그런데 요즘은 판을 갈아엎자는 말이 오히려 보수 쪽에서 나오죠. 그건 자기 정체성을 버린 겁니다. 죽을 수밖에 없다면 죽어야겠죠. 그게 보수가 원래 지켜야 할 가치고 그 죽음을 통해 오히려 부활할 수도 있어요.”이처럼 그는 언어의 빈곤을 극복하기 위해 문화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책을 통해서도 그는 드라마 ‘킹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 등을 인용해 사회현상을 설명한다. 특정 콘텐츠를 인용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막연한 개념어보다 문학이나 예술은 맥락을 풍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개념을 직접 정의하기보다 그 개념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정치사상가의 언어이자 정치사상가로서 그가 “언어를 다시 갈고닦는” 방식이다. 김 교수는 지금의 한국 사회가 일종의 (준)‘자연 상태’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정치 질서와 사회적 규범, 심지어 헌법 정신까지 모두 제각기 작동하며 공통된 기준이 무너진 상태. 그나마 간신히 붙잡고 있던 법적 권위조차 흔들린 지금, 공동체는 새로운 질서를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탄핵 이후 개헌 논의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지금은 단순히 헌법의 문제가 아니고 검찰 권력의 문제가 아니고 민주주의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을 고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은 속 시원하게 들릴 수 있다”면서도 김 교수는 “한국의 시스템에 대해 다 안다는 듯이 말하는 태도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문제를 좁혀 정의하고 단기적인 처방으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한국 정치가 쌓아온 누적된 모순을 덮는 방식일 수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그는 질문을 던진다. 한국이란 무엇인가. 명쾌한 해답은 없다. 하지만 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 익숙했던 언어와 관습, 사고방식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김 교수는 “해답을 얻기 위해 질문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행위 자체가 우리가 나아갈 길을 연다”고 말한다. 그것이 언어를 다듬는 일이고, 정치사상을 다시 쓰는 이유다. 숙고 없는 조급함 대신, 새로운 언어와 개념을 통해 지금 이 혼란을 제대로 응시하자는 그의 제안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 향하는 질문이다. “우리는 어디에 도달했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 자연 상태로 돌아간 한국 사회는 여기서 다시 출발한다.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 신재우 기자
- 2025-04-08 09:17
싱가포르서 종묘제례악 공연… 백건우도 연주 한국과 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맞아 4∼5일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극장에서 열리는 ‘세계종교음악축제’에서 종묘제례악(포스터)이 울려 퍼진다. 세계종교음악축제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공연 축제로, 종묘제례악이 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 기간 중 현지에서 국악 관련 사진 전시, 디지털 악기 체험, 전통 의상 체험 등 부대행사도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또 이날 세아 키안 펑 싱가포르 국회의장과 홍진욱 주싱가포르 한국대사 등 양국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기념행사도 연다.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양국의 문화교류는 연중 계속된다. 5월에는 싱가포르 중앙도서관에서 ‘아시아 어린이 콘텐츠 축제’를 열고, 7월에는 에스플러네이드 극장 등에서 양국 청년 예술인들의 재즈 공연을 진행한다. 이어 10월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사진)와 싱가포르 오케스트라의 협연, 11월에는 연극 ‘벚꽃동산’이 에스플러네이드 극장 무대에 오른다.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 신재우 기자
- 2025-04-04 11:58
인류를 진화 시킨 불 진화 못하는 인간[북리뷰] #1. 2016년 캐나다 앨버타주 포트맥머리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이 발생했다. 약 10만 명이 대피하고 100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며, 서울의 3배가 넘는 면적이 불에 탔다. 주택과 건물 2400여 채도 사라졌다.#2. 2025년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광역권에서 대규모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한 달 가까이 이어졌다. 수천 헥타르의 산림이 소실되고 유독물질이 퍼지면서 건강 피해가 컸으며, 정전과 교통마비로 도시 기능이 멈췄다.#3. 지난달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열흘간 이어져 서울 면적의 80%에 달하는 지역이 소실됐다. 30명이 사망하고 3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주택과 농가, 축사가 파괴되고 신라시대 창건된 천년고찰 고운사는 전소됐다.세상이 불타고 있다. 2016년 캐나다에서, 2025년 미국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저 먼 나라의 재난처럼 느껴졌지만 지난달 우리가 직접 겪고 나서야 뼈저리게 깨달았다. 세계는 지금 ‘불과의 전쟁’이 시작된 상태라는 것을. 그리고 마치 이번 산불을 예견이라도 한 듯 출간된 이 책 ‘파이어 웨더’는 한국과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화재들이 단순한 우연이나 독립된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연결된 총체적 재난이라고 말한다.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알 수 있듯 세계는 ‘불의 굴레’에 들어섰다.인류에게 불은 오랫동안 힘의 원천이자 문명의 동력으로 기능해왔다. 자연에서 일어난 불과 달리, 석유와 가스를 기반으로 한 불은 인간에게 순종적인 존재였고, 우리는 그 불과 나란히 공생하며 더 따뜻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 다만 우리는 몰랐다. 그 불이 결국 우리 손을 벗어나, 통제가 불가능한 자연의 재앙으로 되돌아올 줄은. 책에 묘사된 2016년 포트맥머리의 상황은 한 편의 아포칼립스 영화와 다를 바 없다. 소방대가 적시에 투입되었음에도 불길은 수 주간 멈추지 않았고, 도시 곳곳에 ‘화염 토네이도’가 휘몰아치며 모든 것을 태워버렸다. 과거의 축복이던 불이 현재의 재앙이 됐다.자연에서의 불은 본래 이토록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화재는 종종 실화로 발생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연적으로 일어난다. 오히려 어떤 생태계에선 불이 꼭 필요하다. 포트맥머리를 둘러싼 아한대림(아한대의 특징적인 삼림)은 주기적으로 불을 통해 정화되고 재생되는 생태구조를 지닌다. 이 지역의 대부분 나무는 약 100년에 한 번은 반드시 발화해야 하며, 열매 속 씨앗은 햇빛보다 높은 열에 노출되어야만 밖으로 배출된다. 불이 없으면 숲은 스스로를 유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바뀐 것은 ‘리듬’이다. 이전에는 번개처럼 자연적인 요인에 의해 시작해 천천히 확산했던 불이, 지금은 이상 고온과 낮은 습도라는 “갓 피어난 불의 이유식” 같은 조건들에 의해 훨씬 빠르게 확산된다. 게다가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물질들은 불을 더욱 키운다. 폴리에스터와 나일론으로 만든 옷가지, 소파 쿠션, 장난감, 니스와 래커를 바른 바닥재까지, 우리는 사실상 고인화성 물질을 입고, 깔고, 끼고 살아간다.발화는 우연과 자연의 영역일 수 있다. 하지만 기후는 이제 인간의 몫이다. 과거에는 기후 역시 자연의 일부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대기의 성질을 바꾸어, 새로운 기상 조건을 만들어냈다. 저자는 말한다. 기후학자들조차 이렇게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도래하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으며, 인간 활동에서 비롯된 이산화탄소 배출이 한때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었던 화산 활동보다 빠르게 영향을 미치게 될 줄도 몰랐을 것이라고. 그 결과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예가 바로 화염 토네이도다. 21세기 화재의 새로운 특징인 이 현상은 토네이도와 함께 거대한 불기둥이 솟구치는 것으로, 수평 풍속은 5등급 허리케인에 맞먹고 숲 하나를 순식간에 삼킬 정도의 파괴력을 지닌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며 공기의 상승기류가 강해져 생기는 이 불 폭풍은 전문가들조차 “극단적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고 말하는 인간이 만든 자연 현상이다.책은 르포 형식으로 펼쳐진다. 불길이 앞마당까지 번지자 집과 차를 남겨둔 채 황급히 대피하는 사람들, 대피하는 차량으로 끝없이 막히는 도로 위로 흩날리는 불씨와 재의 풍경. 캐나다 대화재가 일어난 과정을 시간순으로 생생하게 따라가며 거대한 재난을 마주한 인간의 무력감을 보여준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는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준 대가로 신들에 의해 영원히 결박당했다. 그리고 그 후예인 우리를 저자는 ‘호모 플라그란스’, 즉 ‘불태우는 인간’이라 명명한다. 불은 축복이었지만, 동시에 형벌이었다. 스스로 피운 불에 갇힌 우리는 프로메테우스의 비극을 조용히 따라가고 있다. 588쪽, 2만8000원.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 신재우 기자
- 2025-04-04 09:07
“지식 욕구 높아진 시대… 좀더 과감한 천문학 얘기하고 싶어” 지웅배(사진) 세종대 교수는 이름보다 그의 닉네임 ‘우주먼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유튜브와 과학서를 통해 천문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은하의 아름다움을 연구하는 천문학자이자 대중에게는 “우리 인간이 멀리서 보면 우주먼지와 같다”는 깨달음을 주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그간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과학 콘텐츠와 청소년을 위한 과학책을 만들어 왔다면 최근 그는 나아가 ‘심화편’에 해당하는 ‘갈 수 없지만 알 수 있는’(더숲)을 출간했다. 최근 전화로 만난 지 교수는 “이제 어느 정도 사람들이 과학 콘텐츠를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풍토가 생긴 만큼 조금 더 과감하게 천문학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이제는 천문학이 ‘정성적인 과학’이 아닌 ‘정량적인 과학’이라고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책은 천문학의 정량적인 면모를 잔뜩 담아냈다. 천문학에서 오랜 기간 연구의 대상이었던 ‘거리’를 중심으로 이를테면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알아낸 방법이나 수성의 궤도를 측정한 방법 등 우주의 지도를 그려낸 방법을 설명한다.대중과학서의 출간이 늘어나고 과학 유튜브가 흥행하는 시대의 중심에 있는 지 교수는 “새로운 지식에 대한 욕구”를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삶에서의 최소한의 요건이 많이 충족된 상황에서 일종의 지적 허영심, 혹은 새로운 지식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며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사회에서 똑같은 데이터를 보고 어떻게 왜곡되지 않게 해석할지를 갈망하는 측면이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국내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지만 지 교수는 그보다는 ‘대중과학자’라는 표현을 선호한다. 그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이름으로 본인의 전문 분야가 특정되지 않은 채 과학에 대해 총망라하는 분들이 국내에서 활동을 왕성히 하는 편인데 전문 분야가 아닌 전 분야의 과학을 설명하는 것에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대중과학자였던 칼 세이건과 리처드 도킨스도 대중적으로 성공하면서 말년에 이런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어요. 한국의 대중과학 시장도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어린 시절, 지 교수의 꿈은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 속 차장 캐릭터로부터 싹텄다. 자신의 승객들을 태우고 무한한 은하를 횡단하며 우주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 천문학자로서 그는 오늘도 기차가 아닌 글과 영상을 통해 그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 신재우 기자
- 2025-04-01 09:21
서점가는 ‘별헤는 밤’ 어렵게만 여겨지던 과학책이 변했다. ‘과알못’ 독자들에겐 너무 멀게만 느껴졌던 과학책이 쉽고 친근해졌다. 심지어 잘 팔리기까지 한다. 지난 2022년 과학 논픽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국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뒤이어 2023년 유시민의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요즘 출판사들은 대중과학서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지금의 과학책 트렌드를 살펴봤다.최근 출간된 세 권의 천문학 저서는 2020년대 국내 과학책 시장의 특징을 골고루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정통과학이 아닌 ‘융합’에 있다. 위즈덤하우스는 신간 ‘천문학이 발견한 반 고흐의 시간’을 통해 천문학을 그림과 접목했다. 천문학 기업을 창업해 천체망원경을 만들고 있는 저자의 책은 화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그림 속 별과 달을 비롯해 ‘밤의 카페테라스’의 여름철 대삼각형 별자리, ‘론강의 별밤’ 속 북두칠성을 분석해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별의 위치와 천체의 구성을 통해 미술사학자들이 추정하는 그림의 제작 시기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흥미로운 구성이 돋보인다. 와이즈베리의 ‘우리는 별에서 시작되었다’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의 우주론학자인 로베르토 트로타의 ‘우리는 별에서 시작되었다’는 밤하늘을 보며 소원을 비는 한 연인의 일화에서 시작해 밤하늘이 천문학은 물론 시와 음악 등 예술작품과 시계와 달력, 계산기와 컴퓨터와 같은 도구의 발명에 끼친 영향을 보여준다. 책을 담당한 조문채 와이즈베리 편집자는 “2022년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성공) 이후 과학과 인문을 혼합해 스토리텔링하는 방식의 책이 크게 늘었다”며 “그 결과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과학 분야에서 여성 독자의 유입이 늘어났고 현재는 여성 독자들을 타깃으로 한 이런 종류의 과학책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또 다른 특징으로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불리는 대중과학자들의 출현이다. 국내에서는 ‘궤도’(본명 김재혁), ‘우주먼지’(지웅배)와 같은 작가들이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는 한편 해외의 유명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저서를 국내에 소개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차세대 칼 세이건’이라고 불리는 브라이언 콕스의 ‘블랙홀’(알에이치코리아)도 최근 국내에 출간됐다. 콕스와 제프 포셔가 함께 쓴 책은 블랙홀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거의 모든 연구가 정리돼 있다. 곽우정 알에이치코리아 편집자는 “해외에서는 대표적인 대중 과학자이고 최근 국내에서 과학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꼭 출간되어야 할 책 중 하나”라며 “향후 국내에서도 이름이 더 알려지면 책이 더 인기를 얻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과학책에 대해 늘어난 관심은 출간 종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2021년 813종이었던 자연과학 도서는 매년 증가세를 보여 2024년에는 883종에 달하고 올해에는 3월까지 183종이 출간됐다. 다만, 대중성에 편중된 과학서에 대해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한 과학출판사 대표는 “출판 시장이 어려운 만큼 대중적이고 일부 유명한 저자의 과학책 출간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보다 심도 있고 전문적인 책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 신재우 기자
- 2025-04-01 09:21
볼로냐아동도서전, 한국 도서 역대 최대 규모 소개…동화작가 15명·출판사 40개사 참여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31일부터 4월 3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제62회 볼로냐아동도서전에 참가한다고 31일 밝혔다.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도서전인 볼로냐아동도서전은 매년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1500여 개 이상의 출판사와 3만 명 이상의 관계자가 방문해 전 세계 아동도서의 해외 출판·번역 저작권을 거래하고 있다.한국의 올해 참여 규모는 역대 최대다. 전시공간 352㎡에 아동도서 작가와 40개 출판사가 참여하는 작가 홍보관과 수출 상담관을 운영한다. 볼로냐 전시장 29홀에 마련된 작가 홍보관에서는 김동수, 김민우, 김지민, 문종훈, 밤코, 소윤경, 윤정미, 조수진 등 한국 그림책 작가 15인의 대표 작품과 원화 등을 전시, 소개한다. 김동수, 루리, 밤코, 서현, 안경미 작가는 현장에서 북토크와 체험 행사, 사인회 등을 통해 해외 출판 관계자와 독자들을 만난다.아울러 이금이 작가의 특별 세션, 올해 볼로냐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부문 수상작인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면’(진주 글·가희 그림)의 작가 강연, 볼로냐라가치 크로스미디어상 수상작인 ‘별아저씨’(한담희 글·그림)의 특별 전시 등도 준비돼 있다.수출 상담관에서는 창비·문학동네·비룡소·사계절출판사·위즈덤하우스·책읽는곰·아이포트폴리오 등 국내 아동출판사 40개사가 개별 부스에 참가해 한국 그림책의 해외 판로 확대를 위한 해외 구매자와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임성환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문체부는 수출 경쟁력을 갖춘 한국 아동도서의 해외 진출과 저변 확대를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 나가겠다"고 전했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3-31 10:12
교황, 한국 산불 피해에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 프란치스코 교황이 28일(현지시간) 대규모 산불로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 국민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교황청 국무원장 피에르토 파롤린 추기경은 이날 한국 민간 당국과 교회 당국에 보낸 영문 전보에서 "교황은 한국 각지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전능하신 하느님의 자비에 희생자들의 영혼을 맡기며 유가족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다.이어 "교황은 피해를 본 모든 이에게 위로와 치유, 그리고 힘을 주시는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했다"고 덧붙였다.한편, 폐렴으로 장기간 입원 치료를 받고 지난 23일 퇴원한 교황의 건강이 호전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교황이 입원했던 로마 제멜리 병원의 세르조 알피에리 외과과장은 이날 "100％는 아니더라도 이전 모습의 90％까지는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산소 치료의 여파로 약해진 교황의 목소리에도 다시 힘이 생기고 있으며, 호흡을 위해 산소 장치에 의존하는 정도도 줄고 있다"고 전했다.현재 교황은 산타 마르타의 집에 머무르면서 치료와 기도, 휴식을 병행하고 있고 교황청 각 부서에서 보내온 보고서를 검토하며 일부 업무도 수행 중이다. 교황청에 따르면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최소 두 달간 휴식과 재활이 필요하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3-30 15:03
출판도시문화재단 신임 이사장에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가 출판도시문화재단 제8대 이사장으로 선임됐다.출판도시문화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27일 첫 이사회를 개최하고 강 대표를 이사장으로 선출했다.강 신임 이사장은 1998년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출판저널’ 기자, ‘교수신문’ 기자·편집국장을 거쳐 2007년부터 글항아리 대표를 맡고 있다. 2017~2018년 한국출판인회의 독서진흥위원장, 서울북인스티튜트 교무위원, 북소리사회협동조합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2024년 한국출판인회의가 수여하는 ‘올해의 출판인’ 본상을 받은 바 있다.강 신임 이사장은 "매우 영광스럽고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출판도시가 더욱 활발한 지식 교류의 장이 되고 출판과 문화 예술이 조화를 이루며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3-30 15:03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말실수가 두려운 사람을 위한 우리말 사용법 ’ 맞춤법 앞에서 우리는 자주 고민한다. ‘되’와 ‘돼’, ‘담그다’와 ‘담구다’ 등 쓰임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맞춤법에 머뭇거린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언론사의 어문부장을 거쳐 현재는 미디어언어연구소장이자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말실수가 두려운 사람을 위한 우리말 사용법’(유노북스)은 이런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일상 속에서 자주 헷갈리는 단어들이나 누구나 착각하기 쉬운 우리말의 차이, 상황과 상대에 맞게 써야 하는 우리말 표현, 상대방이 틀려도 차마 지적하기 어려운 우리말 맞춤법까지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 어휘만 담았다. 경계가 흐릿해서 헷갈리는 말, 작은 차이 때문에 오해가 생기는 말, 익숙하지만 잘못된 표기법 등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법한 말만 선정해 안내한다.맞춤법은은 한 번만 그 의미를 이해하고 용례를 확인해도 확연히 실수가 줄어든다. 책을 통해 우리말의 정확한 뜻과 원리를 알고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말실수할 확률은 줄어들고 말 한마디에도 자신감에 생길 것이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3-28 13:12
뫼비우스의 영화관 등[이 책] 심은진 지음. 오랫동안 청주대에서 영화를 연구하고 가르쳐온 저자가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사유하고 이야기하는 동료·관객들에게 건네는 영화 산문집.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를 모은 1부와 사유의 지평을 확장하는 영화를 담은 2부로 구성돼 있다. 아모르문디. 240쪽, 1만6800원.사피엔스혁명성춘택 지음. 고고학 연구를 바탕으로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의 생물학적, 문화적 기원이 후기 구석기 시대에 있음을 밝힌다. 인류의 전 지구 확산이 농업혁명이 아닌 빙하시대 수렵채집민의 성취임을 주장하며 오늘날 인류라고 정의할 수 있는 모든 요소의 기원을 밝혀낸다. 사회평론아카데미. 438쪽, 2만5000원.살인하는 여자들앤 존스 지음. 마정화 옮김. 식민지 시기부터 20세기까지 미국의 역사 속에서 여성의 살인과 그 구조적 원인을 살펴본다. 처벌을 피하기 위해 혼외아를 은폐한 어머니들과 남편에게 학대당하다가 그들을 총으로 쏜 아내들까지. 사회적 구조에 내재한 불평등 속 여성의 살인을 보여준다. 열화당. 600쪽, 3만5000원.실패 빼앗는 사회안혜정·조성호·이광형 지음. 2021년 설립된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에서 3년의 시간 동안 고민하고 연구한 ‘실패에서 배우는 법’을 담았다. ‘실패에서 배우기’가 결코 개인의 의지나 능력에 국한되는 과정이 아닌 그것을 방해하는 사회 구조와 문화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다. 위즈덤하우스. 304쪽, 1만8500원.민족사회학알렉산드르 두긴 지음. 신영환 옮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저자의 국내 첫 출간작. 두긴은 서구 중심적 시각과 서구적 학문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며 지구상의 여러 인간 사회는 나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각각의 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켰다는 점을 강조한다. 진지. 440쪽, 3만 원.가짜 불안닉 트렌턴 지음. 박선영 옮김. ‘생각 중독’의 저자가 불안과 후회를 중심으로 쓴 신작. 실체 없고 막연한 불안에 압도돼 걱정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을 낭비하지만, 정작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한 책이다. 갤리온. 224쪽, 1만8000원.자기만의 일니시무라 요시아키 지음. 구수영 옮김. 일하는 방식을 연구하는 저자가, 각 분야에서 ‘일’로 정평이 난 이들에게 찾아가 몸소 듣고 경험한 ‘일의 철학’을 정리했다. 파타고니아부터 세계적인 디자인 기업 IDEO까지, 일하는 마음으로 하나의 브랜드를 일군 사람들의 일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 유유. 312쪽, 1만8000원.마약을 삼킨 나라, 대한민국조성남 지음. 40년간 수많은 중독자를 치료해온 을지중독연구소장이 대한민국의 마약 중독 실태와 그 해법을 밝힌다. 치료감호소부터 민간병원까지, 저자는 직접 치료한 중독자들의 사례와 주요 마약 사건들을 통해 중독을 ‘질병’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21세기북스. 236쪽, 1만9800원.연예계 비공식 입장이하은 지음.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 실무자 30명과의 진솔한 대화를 담은 인터뷰집. 캐스팅, A&R, 작사, 작곡, 비주얼 디렉팅 등 무대 밖에서 K-팝과 K-드라마를 이끄는 이들의 일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써니사이드웨스트. 384쪽, 2만 원. 전지적 어린이 시점임소정 지음. 공립 유치원 교사인 저자가 포착한 어린이의 치명적인 귀여움과 따스함. 매일 유치원에 출근하는 선생님을 보고 "회사에 안 가도 돈이 있어요"라고 묻는 어린이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무해함을 엿볼 수 있다. 유노라이프. 252쪽, 1만7000원. 서울대 권장도서, MBTI로 읽다임수현 지음. ‘박씨전’, ‘구운몽’, ‘삼대’와 같은 고전 소설을 MBTI를 통해 접근한다. 고전소설 속 등장 인물을 MBTI 유형별로 구분해 소설 속에 박제된 캐릭터들을 일상의 주변인처럼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디페랑스. 304쪽, 1만8800원.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 신재우 기자
- 2025-03-28 09:32
뇌는 ‘예술적’으로 쉰다… 그렇게 설계 됐기 때문[북리뷰] 예술의 쓸모에 대해서 우리는 종종 묻는다. 과거 예술은 인간 경험의 중심이었고 인류 역사 속에 혁명과 문화적 변혁의 불씨가 되었다. 벽화와 조각, 음악과 문학은 그 시대의 감정과 질서를 고스란히 품고, 오늘의 우리에게 과거를 읽어낼 지침서가 되어줬다. 오늘날에 들어서는 조금 더 실질적인 효용을 기대한다. 아이들의 정서발달, 창의력 증진, 현대인의 스트레스 완화와 같은 구체적 효과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 직접적인 쓸모, 분노를 잠재우고 신체 에너지를 조절하고 불안감을 덜어주기도 하는 예술의 과학적 증거를 보여준다.예술의 효과를 따지기 이전에 인간의 몸이 예술을 추구하도록 설계됐다면 어떨까. 책은 예술과 미학이 활성화시키는 신경전달물질, 신경회로, 신경망을 통해 인간이 오랜 역사 속에 창작하고 향유하도록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 가운데 존스홉킨스대의 뇌과학자인 수전 매그새먼은 이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다. ‘신경미학’ 혹은 ‘신경예술’이라고 불리는 학문은 예술이 가진 힘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연구하는 분야다. 매그새먼은 구글 글라스를 만든 구글의 디자인 부총괄 아이비 로스와 함께 예술과 과학 분야의 융합이 만들어낸 이 학문의 성과를 보여준다.인간의 감각만 들여다봐도 우리가 왜 예술을 찾는지 짐작할 수 있다. 후각은 1조 가지의 냄새를 구별하고, 미각은 만 개 이상의 미뢰를 통해 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한다. 청각은 수천 개의 유모세포로 소리를 포착하고, 촉각은 발 하나에만 70만 개 이상의 신경종말을 가진다. 감각은 빠르다. 청각은 3밀리세컨드, 촉각은 50밀리세컨드 안에 뇌에 도달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섬세하고, 새로운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태어났다. 예술을 만들고 즐기기 위해 요구되는 감수성은 이미 우리 안에 내재돼 있는 감각의 결과다.고대 그리스에서는 시를 약처럼 처방했고, 현대에 들어서도 대통령 취임식이나 국가적 장례식에서 시 낭송은 정서적 안정의 장치로 등장한다. 이처럼 예술의 전 분야는 인간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시를 들을 때 사람들의 뇌는 보상과 감정에 관여하는 영역이 활성화되고, 절정의 감정 반응인 소름과 오한이 관찰된다. 향기는 후각 피질이 감정과 기억 전반에 작용하는 측두엽에 자리해 있어 즉각적이고 강력한 신체적, 정신적 반응을 유발한다. 소리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데 탁월하다. 특정 주파의 소리는 무의식적 자각 속에서 뇌의 진동을 바꾸고, 말 그대로 몸의 리듬을 재조정한다.트라우마 치료에도 예술은 큰 효과를 보인다. 트라우마의 특징은 극도의 몰입과 위급함인데, 일상적 언어로는 이를 해소할 수 없다. 하지만 미술 작업과 같은 예술 활동은 뇌를 ‘저가동 모드’로 전환시키고, 평소 과활성화된 트라우마 회로를 잠시 꺼둘 수 있게 한다. 더욱 실질적인 고통, 즉 통증에도 예술은 작용한다. 통증은 아직도 의료계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영역이다. 의학적으로 통증은 누구나 겪지만 신체에서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고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조차 없어 ‘1부터 10까지 얼마나 아픈가’라는 질문으로 통증의 정도를 파악한다. 이는 통증이 신체적이면서 동시에 심리적인 반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심리적 통증은 예술을 통해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데, 춤을 추거나 자기만의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것만으로도 만성 통증을 잊을 수 있다.새로운 가능성도 열려 있다. 감각의 총동원은 오늘날 예술의 새로운 키워드다.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은 2016년 ‘테이트 센서리움’ 전시에서 프랜시스 베이컨의 그림을 감상하며 숯, 바다소금, 스모키한 차 맛이 나는 초콜릿을 시식하게 했다. 존 레이섬의 작품 앞에서는 소리, 진동, 공중의 햅틱 장치가 움직임의 감각을 자극했다. 최신 기술은 감각의 외연을 더욱 넓힌다. 가상현실(VR)은 몰입감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은 개인의 감정 상태에 맞춘 감상 환경을 설계한다.사회가 날이 갈수록 혼란스럽고 뉴스는 연일 우울한 소식을 전한다. 다른 때라면 진부하게 들렸을 ‘예술이 위안을 준다’는 책의 내용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다. 엄중한 시국 속에 책을 읽는 일이, 그림을 그리는 일이, 음악을 듣는 일이 두려운 이들에게 페르시아 시인 루미의 작품 속 한 구절을 전한다. “부수어져 활짝 열렸다면 춤을 추라. 붕대를 풀어버렸으면 춤을 추라. 싸우는 와중에 춤을 추라. 너의 피에서 춤을 추라. 완벽히 자유로워졌으면 춤을 추라.” 미술관에 가자. 음악을 듣자. 춤을 추자. 우리 뇌는 이미 그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다. 368쪽, 2만2000원.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 신재우 기자
- 2025-03-28 09:23
몽골 울란바토르시에 한국형 어린이 도서관 생긴다 몽골 울란바토르에 한국형 모델을 적용한 어린이·청소년 도서관이 건립된다.문화체육관광부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몽골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 설립을 지원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몽골 울란바토르시립중앙도서관에서는 별관 착공식을 개최한다. 최진원 주몽골대한민국대사관 대사를 비롯해 송윤석 문체부 지역문화정책관과 너민 몽골 문화체육관광청년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1980년에 건립된 울란바토르시립중앙도서관은 그동안 많은 시민에게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왔지만 주 이용자가 성인에 그쳤고 시설은 노후화된 상황이다. 이에 2026년 개관을 목표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할 수 있는 별관을 신축한다. 별관은 총면적 2300㎡의 4개 층 규모로 유아·어린이실과 청소년자료실, 디지털자료실, 한국자료실 등으로 구성된다. 문체부는 2007년부터 교육과 문화기반시설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공공도서관 환경을 개선하고, 한국 자료를 포함한 문화·교육 콘텐츠를 지원해 왔다. 2019년까지 작은도서관 132개를 설립했고 2020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공공도서관으로 전환해 2023년에 베트남 하노이시립도서관을 조성한 바 있다.인드라 울란바토르시립중앙도서관장은 "새롭게 지어질 별관은 어린이와 청소년,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하고 양질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도서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3-26 10:08
21세기 고전까지 ‘큐레이션’… 출판시장 흔드는 온라인서점 21세기 새로운 고전이 계엄 사태 이후 얼어붙은 출판시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최근 국내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21세기의 첫 25년을 돌아보는 21세기 ‘최고의 책’ 혹은 ‘클래식’을 꼽는 기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알라딘이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809권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교보문고에서 ‘21세기 클래식’ 50권을 꼽으며 독자들의 주목과 함께 출판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우선 알라딘의 ‘21세기 최고의 책’ 기획은 작가, 번역가, 출판인, 연구자, 활동가, 언론인 등 책과 관련된 추천인 106인을 대상으로 2000년대에 출간된 책 중 최고의 책 10권 선정을 요청하고 이를 취합해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김현경의 ‘사람, 장소, 환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등 이번 세기 서점가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작품들이 이름을 올렸다. 알라딘 관계자는 이번 기획에 대해 “매체와 온라인 서점 등에서 일부 신간만 주로 소개되는 상황을 벗어나 독자들이 놓쳐서는 안 될 책들을 엄선해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하려고 했다”며 “추천인들에게도 묻혀서는 안 될 주요한 작품과 저작들이 더 많은 독자와 만날 기회를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뒤이어 등장한 것은 교보문고의 ‘21세기 클래식 50’이다. 뉴욕타임스에서 발표한 ‘21세기 최고의 책 100’에서 영감을 받은 이번 기획은 교보문고의 분야별 MD가 직접 21세기 고전을 선정해 발표한다. 오는 6월까지 소설 분야에서 매주 한 편씩 총 25권을 소개하고 오는 7월 테마별 도서 25편이 일괄 공개된다. 최근까지 공개된 소설로는 스티븐 킹의 ‘11/22/63’, 한야 야나기하라의 ‘리틀 라이프’,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 어니스트 클라인의 ‘레디 플레이어 원’ 등 근래 국내에서 주목받은 해외 소설들이 주를 이룬다.매주 서점별로 추천하는 ‘이주의 책’에 선정되는 것만으로도 책 판매량이 많게는 2∼3배 이상 오를 정도로 서점의 큐레이션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한 주가 아닌 ‘25년’ 중 최고의 책을 꼽는 이번 기획의 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알라딘의 ‘21세기 최고의 책’이 발표된 후 선정작 가운데 배수아 작가의 ‘올빼미의 없음’은 30배 이상 판매량이 증가했고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과 정희진의 ‘페미니즘의 도전’ 등도 10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알라딘 측은 “책 전문가들이 선정한 도서 목록이 소셜미디어를 비롯해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사회적 메시지를 담거나 문학성을 인정받아 오랜 기간 독서가들이 양서로 손꼽았던 책들이 새롭게 조명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전했다. 서점가의 강화된 큐레이션 기획에 중소형 출판사를 중심으로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중소형 출판사의 대표는 “서점에서 추천하는 책에 대한 판매량이 오른다는 것은 곧 그 외 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안 그래도 중소형 출판사 입장에서는 서점에 책을 소개하고 홍보하기 힘든 상황인데 이번 기획으로 그 편중이 더 커질 것 같다”고 전했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이런 방식의 큐레이션을 하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빈익빈 부익부’는 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특히 21세기 고전을 선정하는 일은 서점 MD보다는 여러 전문가가 신중을 기해야 할 일이다. 선정 과정에서 중소형 출판사에 대한 할당제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 신재우 기자
- 2025-03-26 09:11
‘사상계’ 55년만에 부활… 내달 재창간 1호 나온다 1950∼60년대 한국 지성사에 족적을 남긴 잡지 ‘사상계’(思想界·사진)가 반세기 만에 돌아온다.사상계 재창간을 준비하는 ‘사상계를 만드는 사람들’(사만사)은 다음달 1일 창간 72주년 기념 특대호이자 재창간 1호를 발간한다고 24일 밝혔다. 김지하의 시 ‘오적’(五賊)을 실었다는 이유로 지난 1970년 5월 폐간된 후 55년 만이다. 사만사 측은 “다음달 ‘응답하라 2025!’를 주제로 한 재창간 1호를 펴낼 예정”이라며 “지식층 종합지에서 문명 전환 종합지로 55년 만에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밝혔다.사상계는 독립운동가 출신 민주화 운동가 고 장준하(1918∼1975)가 1953년 4월 창간한 잡지로 당대에 민족, 분단, 민주주의 등의 화두를 제시해 지식인 사회를 선도했다.복간되는 사상계는 12·3 비상계엄, 소설가 한강, 문명 전환 등을 다룬 글이 실릴 예정이다. 발행인은 장준하의 장남인 장호권 장준하기념사업회장이, 명예 편집인은 강대인 ‘배곳 바람과물’ 이사장, 김언호 도서출판 한길사 대표,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맡는다. 윤순진 서울대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명예교수 등이 편집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참여한다.복간한 사상계는 올해 계간으로 펴낸 뒤, 2026년부터는 격월로 펴낼 예정이다.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 신재우 기자
- 2025-03-24 11:34
유인촌 장관, 문체부 출신 국악원장 내정설에 “80% 이상이 의견내면..” "80% 이상 반대하면 절차 중단"...예술의전당·국립극장에 전속 예술단체 설립 추진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문체부 고위공무원의 신임 국립국악원장 내정설에 대해 "80% 이상이 기존처럼 국악계 인사가 국립국악원장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유 장관은 21일 경기도 가평군 캐나다전투기념비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공동 창작뮤지컬 ‘링크’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립국악원 개혁 방향에 대한 국악계 여론조사를 해보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국립국악원장은 그간 국악계 인사가 주로 임명됐는데, 올해 초 인사혁신처가 추린 신임 원장 후보 3인에 문체부 고위공무원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국악계가 반발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부터 공석인 국립국악원장 자리는 인사혁신처가 후보군을 추리기 직전인 지난해 12월 대통령령 개정으로 공무원도 지원 가능한 개방형 직제로 변경돼 문체부 공무원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유 장관은 의견수렴 결과 국악계 대다수가 원장직에 공무원도 지원할 수 있게 한 개정 대통령령에 반대하면 진행 중인 인사 절차를 중단하겠다고도 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 홈페이지를 활용하거나 별도 사이트를 만들어서 익명으로라도 국악계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며 "80% 이상이 기존처럼 국악계 인사가 국립국악원장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면 따르겠다"고 말했다.유 장관은 다만 이번 논란을 두고 국악계 내 특정 대학 출신이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지난 30여 년 동안 국립국악원장은 특정 대학 출신이 다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국악계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국립국악원장 자리는 열어놔야 한다"고 말했다.문체부에 따르면 1995년 이성천 원장이 임명된 이후 30년간 내리 9명의 원장이 서울대 국악과 출신인 것으로 확인된다. 인사혁신처가 문체부에 통보한 국립국악원장 후보 3명 중 2명도 서울대 국악과 출신인 것으로 전해진다.유 장관은 이날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에 전속 예술단체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인 공연 극장인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은 산하에 예술단체를 두지 않고 외부 예술단체에 공연장을 대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유 장관은 "국립극장이나 예술의전당 규모의 공연장들은 유럽처럼 전속 예술단체를 둬야 한다"며 "우선 예술의전당에 국립이 아닌 전속 오페라단이나 발레단, 합창단, 오케스트라를 새로 뽑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3-23 22:59
[속보]경남 산청 산불에 사망자 2명 발생…오늘 하루만 산불 16건에 산불 위기경보 ‘심각’ 발령 경남 산청,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 각지에서 산불이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산청에서는 사망자 2명이 발생했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총 16건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하며 전국 모든 지역에서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심각’ 단계로 상향됐다.산림청은 22일 오후 3시 30분부터 전국 모든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산림청은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현재까지 진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총 16건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했다”며 “산불재난 위기에 총력 대응하고자 국가위기경보를 상향 발령했다”고 밝혔다.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이틀째 진화되지 않으며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2명은 고립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 현장 인근 8개 마을에 대해서는 추가 대피령이 발령됐다. 산청군은 오후 3시쯤 재난안전문자를 통해 “산불 현장 인근인 시천면 송하·내공·외공·중태·후평·반천·불계·신천 등 8개 마을 주민과 등산객에게 안전한 곳으로 즉시 대피하라”고 당부했다. 발생 24시간째인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진화율은 65%로 오전 10시 30분 기준 진화율 70%에서 떨어졌다.고온·건조한 대기에 강풍까지 어이지며 경남 김해시 한림면 안곡리 야산과 경북 의성군 금성면 청로리 야산 등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이용권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은 “고온 건조한 날씨로 전국적으로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고, 강한 바람으로 대형산불로 확산할 위험이 큰 상황이다”라며 “산림청은 관계 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고,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산림청은 지방자치단체·소방청·국방부 등과 협조해 활용 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조기 진화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일몰 전 진화에 총력을 다하고, 진화 인력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3-22 16:22
[속보]산청 대형산불에 사망자 2명 발생...8개 마을 추가 대피령 경남 산청,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 각지에서 산불이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산청에서는 사망자 2명이 발생했다.산림청은 22일 오후 3시쯤 산불 현장 인근 시천면 송하·내공·외공·중태·후평·반천·불계·신천 등 8개 마을에 대한 추가 대피령도 발령했다. 산림청은 오후 3시 30분에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에 대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3-22 16:02
尹 탄핵심판 앞둔 주말, 광화문.여의도서 ‘탄핵 기각.각하’ 촉구 집회…찬탄 측도 광화문서 맞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광화문과 여의도 등 서울 곳곳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후 1시쯤 광화문 일대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가, 지하철 3호선 안국역 5번 출구 인근에서는 남성단체 신남성연대가 각각 집회를 열었다. 오후 2시 기준 두 집회 참가자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각각 2만6000명과 3000명에 달했다.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탄핵 무효 국회 해산’ ‘부정선거 사형’ ‘이재명 즉시 체포’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했고 "탄핵 각하" "이재명 구속" "민주당 해산"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같은 시간 여의도 일대에서는 기독교단체인 세이브코리아 주최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진행됐다. 경찰 비공식 추산 2만500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찬송가를 부르며 ‘대한민국을 구하자’, ‘헌정질서 파괴 중단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흔들었다.탄핵 찬성 집회가 오후 5시 진행되는 만큼 주말 집회 분위기는 저녁에 들어 과열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후 5시부터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野) 5당은 국회에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까지 도보 행진 후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민주노총은 오후 3시 50분부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파면을 촉구하는 ‘전국 동시다발 민주노총 총궐기 행진’을 개최한다.한편, 강원 춘천에서도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세이브코리아는 22일 강원도청 앞 중앙로터리에서 집회를 열고 "국민이 뽑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법적인 탄핵 시도는 무효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집회에는 경찰 추산 2500여 명, 주최 측 추산 4000명이 모였다. 이날 집회에는 국민의힘 윤상현·이철규·유상범·한기호·장동혁 의원 등이 참여했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3-22 16:01
산청 이어 의성서 산불 확산...산림청 대응 ‘3단계’ 상향 경남 산청에 이어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22일 오전 11시 24분 불이 났다. 산림 당국은 산불 1단계와 2단계를 차례로 발령한 데 이어 오후 2시 10분에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중이다.산불 3단계는 피해 추정면적이 100∼3000㏊ 미만에, 초속 11m 이상 강풍이 불고 진화 시간이 24∼48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현재 산불 진화 헬기 27대와 차량 36대, 인력 375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의성군은 산불이 확산하고 있으니 인근 주민과 등산객은 안평면사무소로 대피하라는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현재 진화율은 30%이며 현장에는 초속 4.9m 수준의 바람이 불고 있다.이에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은 22일 오전 “산림청과 소방청, 경상북도, 의성군 등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을 신속히 투입해 산불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긴급 지시했다. 고 대행은 “산불 영향이 우려되는 지역 주민을 신속히 대피시키고 선제적으로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강조했다.한편, 최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전국에서 산불 화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이틀째 이어지는 가운데 산림 당국이 이날 중 주불을 잡는 것을 목표로 진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산림 당국은 전날 오후 3시 산청 산불이 발생하자 3시간 만인 오후 6시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최고 단계인 3단계가 발령된 건 산청 산불이 올해 들어 처음이다.신재우 기자
- 신재우 기자
- 2025-03-2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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