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명태균 의혹’ 오세훈 집무실·공관 압수수색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분주한 시청 직원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일 오전 서울시청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서울시장 집무실 복도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걸어 다니고 있다. 윤성호 기자

보궐선거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돈 전달 인지여부에 수사력 집중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연루된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일 오세훈 서울시장 집무실과 공관 등을 압수수색 하며 강제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오 시장이 후원 사업가인 김한정 씨가 명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전달한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됐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과 시장 공관,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의 주거지 등에 대해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후원자인 김 씨를 통해 명 씨에게 여론조사비용 3300만 원을 대납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오 시장 캠프에는 명 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진행한 미공표 여론조사 13건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에선 해당 여론조사 결과가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수시로 보고됐다는 진술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은 오 시장이 여론조사 비용이 오간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를 먼저 확인할 전망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후보자가 비용 전달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최근 검찰에 소환된 오 시장 측 관계자들은 오 시장이 보궐선거 기간은 물론 당선 후에도 김 씨가 명 씨에게 돈을 건넨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오 시장이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하도록 했다면 김 씨 이름으로 송금했을 리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반면 명 씨는 오 시장이 직접 “김 씨를 통해 2000만 원을 전달하겠다”고 연락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측은 압수수색 시작 직후 “시는 변호사 입회 아래 영장 범위를 확인하고 협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지난 17일 명 씨를 무고죄로 추가 고소하기로 하고 법률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오 시장 측은 지난해 12월 명 씨와 강혜경 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을 사기와 업무방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