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경쟁도 불붙은 국힘… “尹탄핵 반대” 한목소리

윤상현·김기현 등 지지층 결집
조기대선시 여름 전당대회 겨냥

국민의힘 내부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차기 당권 경쟁에 더욱 불이 붙는 모양새다. 차기 당권 주자들은 윤 대통령 탄핵 기각·각하를 촉구하는 등 선명성을 부각해 지지층 결집에 앞장서고 있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한다면 ‘여름 전당대회’를 겨냥해 당내 경선 출마로 체급을 키울 가능성도 거론된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오전 헌재 앞에서 조배숙 의원과 함께 윤 대통령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의원은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8일 서울 구로구청장 보선에서 당적이 다른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자유통일당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도로 창당된 당으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선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기현 의원도 헌재 앞 시위와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고 현 지도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도 차기 당권 후보로 거론된다.

중진 의원들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는 차기 당권 경쟁이 일찌감치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탄핵 선고가 미뤄지면서 발이 묶인 대선 주자들과 달리 이들은 더욱 선명성을 내세워 보폭을 키우면서 차기 대선 경선이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땐 당권 주자들이 ‘여름 전대’를 겨냥해 당내 경선에 출마하는 등 존재감을 키우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조기 대선을 겨냥한 경쟁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헌법재판소의 신속 탄핵 각하 및 기각 촉구 긴급토론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복귀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기조 발언을 맡았다. 나 의원은 앞서 헌재에 윤 대통령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의원 80여 명의 동의를 얻어 대표로 제출하는 등 탄핵 국면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