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직매립 금지 코앞인데… 소각장은 아직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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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수도권매립지 종료에 막막

하루에 2500여t 소각 필요한데
마포 신설계획 주민반대에 답보
경기·인천 등 시설 확충 하세월
신규 매립지 4차 공모도 불투명
환경부에 ‘매립금지 유예’촉구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내년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금지되지만 이에 필요한 소각장 등 관련 시설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해 ‘쓰레기 대란’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관련 사업도 제자리걸음을 하며 혼란을 키우고 있다.

1일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에 따르면 5년 전 수도권은 2026년, 나머지 지역은 2030년부터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폐기물을 매립지에 그대로 묻지 못하고 선별·소각한 후 소각재만 묻도록 폐기물관리법 시행 규칙을 개정했다. 그동안 이들 지역의 생활폐기물을 매립한 수도권매립지(인천 백석동)는 사용기한을 10년 연장해 내년에는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개정 법률은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소각이나 재활용하지 않고 묻으면 해당 지자체장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직매립이 금지되면 수도권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 수도권 3개 시·도가 매년 매립할 수 있는 생활폐기물의 양을 총량으로 정해 줄이고는 있는데 올해 할당된 양만 해도 50만t이 넘는다. 현재 가동되는 수도권의 소각장 용량을 고려할 때 하루 최소 2500여t의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하루 1000t의 쓰레기 소각시설을 마포구에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주민 반대와 법정 다툼으로 진척이 더딘 상황이다. 인천시도 전임 시장 때부터 추진해 온 광역소각장 신·증설 사업이 답보 상태다. 환경부는 앞서 서울과 인천, 그리고 경기지역 8개 시에 지금의 자치단체장 임기가 끝나는 내년 6월까지 부족한 소각장 시설을 확충하도록 했다. 시설 확충 없이 수도권 외곽의 민간소각 시설을 이용할 수 있지만 처리비용이 공공시설보다 최소 1.5배 비싼 데다 운반비까지 부담해야 해 연간 수백억 원의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 여기에 내년 수도권매립지 운영이 예정대로 종료되면 대체할 신규 매립지마저 없어 정책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환경부와 수도권 3개 시·도가 지난해 상반기 추진한 신규 매립지 확보를 위한 3차 공모사업이 불발된 가운데 4차 공모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기존 수도권매립지를 더 연장해 사용할지도 아직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3개 시·도는 환경부에 직매립 금지 시점을 비수도권과 마찬가지로 2030년까지 4년 더 미루든지, 소각시설 확충 전까지 유예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미 5년이나 준비 기간이 주어진 만큼 더는 시행 시기를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