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게이트’ 왈츠, 공식업무에도 개인메일 썼다

■ 잇단 부적절 보안행태 파장

왈츠, 본인일정 메일에 보낸 뒤
채팅방에 ‘복붙’… 회의 등 조율
NSC구성원들도 개인메일 사용
군사적 위치·무기 시스템 담겨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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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시그널 게이트’로 경질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마이크 왈츠(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평소 업무 처리 때도 ‘시그널’보다 보안이 더 취약한 민간 이메일 서비스인 구글의 지메일을 사용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신임 의사에도 시그널 게이트 파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왈츠 보좌관과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의 잇따른 부적절한 ‘보안 행태’가 드러나고 있어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P는 이날 직접 확보한 이메일 내용과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 “왈츠 보좌관을 비롯한 국가안보회의(NSC) 구성원들이 개인 지메일 계정을 사용해 공무를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왈츠 보좌관의 한 고위 참모는 “다른 정부 기관 인사들과 분쟁 상황의 민감한 군사적 위치, 무기 시스템과 관련한 고도의 기술적 논의를 할 때 지메일을 사용했다. 심지어 다른 정부 인사들이 정부 이메일 계정을 쓸 때도 이 인사는 지메일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WP는 왈츠 보좌관 역시 자신의 일정표 등 업무 관련 문서를 지메일 계정에 보내뒀다가 회의 일정 등을 조율할 때 이를 ‘복사해 붙여넣기’ 하는 식으로 시그널 메신저 채팅방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WP는 “그나마 암호화된 메시지 앱인 시그널보다 훨씬 덜 안전한 통신 수단인 지메일을 사용한 것은 시그널 게이트로 이미 비난받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의 의심스러운 기밀 보안 관행의 최신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보들은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지만 여전히 악용될 소지가 있는 내용”이라며 “기밀이 아니라 하더라도, 외국 정보기관이 국가안보보좌관과 같은 고위 정부 인사의 일정이나 소통 등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 휴즈 NSC 대변인은 WP에 “왈츠 보좌관은 기밀 정보를 공개 계정으로 보내지 않았고 앞으로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NSC 직원들은 기밀 정보에는 보안 플랫폼만 사용하라는 지침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휴즈 대변인은 이어 “시그널에서 기밀 자료가 사용돼선 안 된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왈츠 보좌관이 그런 용도로 (시그널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왈츠 보좌관은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 채팅방에 실수로 언론인을 함께 초대한 상황에서 미 행정부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과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군사작전 계획을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 궁지에 몰렸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소말리아 대테러 작전 등과 관련해서도 왈츠 보좌관이 시그널에 채팅방을 개설해 내각 인사들과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지메일 사용이 드러나면서 왈츠 보좌관에 대한 경질론이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