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참패’… 야권, 지자체 4곳 + 부산교육감에 ‘깃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무슨 얘기… 권성동(오른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중 당직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왼쪽은 임이자 비대위원. 곽성호 기자

■ ‘정권 심판’ 확인한 4·2 재보선

국힘, 텃밭 김천만 겨우 지켜내
민주, 구로구·아산·거제서 ‘승리’
담양군수 자리는 혁신당에 뺏겨
부산교육감도 진보 후보가 당선
조기대선 치를시 민심 바로미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이틀 앞두고 치러진 4·2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텃밭 1곳만 지키는 데 그쳐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민의힘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던 기초단체장 3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큰 격차로 깃발을 꽂았다. 다만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전남 담양군수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에 승리를 내주면서 빛이 바랬다는 평가다. 현 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양당 모두 이를 가늠자로 삼아 재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청장, 충남 아산시장, 경남 거제시장 등 3곳에서 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모두 국민의힘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던 지역이다. 서울 구로구청장 보선에서는 장인홍 민주당 후보가 56.03%를 득표했다. 국민의힘은 선거 원인을 제공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았다.

충남 아산시장과 경남 거제시장 재선거는 민주당이 압승했다. 충남 아산시장에는 오세현 민주당 후보가 57.52%로 당선됐다.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는 39.92%였다. 경남 거제시장 선거에서는 변광용 민주당 후보가 56.75%로 박환기 국민의힘 후보(38.12%)를 꺾었다. 두 지역은 여야가 팽팽히 맞붙는 격전지로 꼽혔는데 15%포인트 넘게 격차가 벌어지면서 ‘정권 심판’ 성격의 민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시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진영의 김석준 후보가 51.13%로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인 정승윤 후보(40.19%)를 이겼다. 정당 공천을 하지 않는 선거이기는 하나, 보수로서는 뼈아픈 패배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 관계자는 “아산시장과 거제시장 선거는 박빙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우리 예상보다 더 많은 차로 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경북 김천시장에 배낙호 후보(51.86%)가 당선되며 단 1곳을 수성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재·보선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호남에서 조국혁신당에 밀려 마냥 웃기만은 어렵다.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가 51.82%로 이재종 민주당 후보(48.17%)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조국혁신당 소속 첫 지자체장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호남에서 아쉽게 패배했기 때문에 조금 더 심기일전하는 계기를 가지겠다”면서도 “다른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윤 대통령 탄핵 찬성이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대변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번 재·보선 투표율은 26.27%였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