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부터 또다시 헌재 ‘6人 체제’… 개점휴업 우려

문형배·이미선 18일 임기 만료
대통령몫 후임자 임명 쉽지않아

10일 ‘법무장관 탄핵’ 결론날 듯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큰 고비를 넘긴 가운데 오는 18일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 만료로 ‘6인 체제’의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국회 추천 몫인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데다 대통령 추천 몫인 문 대행·이 재판관의 공석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명할 수 있는지를 두고 여야가 또다시 대립할 수 있어 후임자 임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대행과 이 재판관은 6년의 임기를 마치고 오는 18일 퇴임한다. 두 사람이 퇴임하면 헌재 재판관은 8명에서 6명으로 줄어든다. 헌재는 지난 10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해야 사건을 심리할 수 있도록 한 헌재법 23조 1항의 효력을 정지한 상태다. 이에 이론상으론 재판관 6명만으로 사건을 심리하고 선고도 할 수 있다.

헌법은 법률의 위헌, 탄핵, 정당해산 또는 헌법소원에 관한 인용 결정은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6인 체제의 헌재에서 내리는 결정의 정당성에 관한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유의미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법조계는 전망하고 있다.

헌재는 “만약 재판관 6명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나머지 3명의 재판관 의견에 따라 사건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면 공석인 재판관 임명을 기다려 결정하면 된다”고 적시한 바 있다.

헌재는 ‘기능 마비’ 사태에 대비해 문 대행과 이 재판관 임기 만료 전인 오는 10일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등 일반 사건을 선고할 예정이다. 지난달 18일 변론이 종결돼 선고만 남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의 탄핵심판 사건도 이날 함께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헌재는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제기한 절차적 문제 대부분을 배척했지만, 수사기관에서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탄핵심판의 증거로 채택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재판관들의 의견이 엇갈린 바 있어 추후 헌재법 개정 등을 통해 해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형두·이미선 재판관은 탄핵심판 절차에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해 적용할 수 있다는 보충의견을 냈지만, 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오히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정반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