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들 ‘美협상 줄서기’… 1호는 네타냐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거래의 시간 7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나라가 우리와 협상하기 위해 오고 있다”며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과 즉시 상호관세 협상에 착수할 뜻을 밝혔다. AFP 연합뉴스

■ 각자도생 관세협상 돌입

네타냐후 방미 “무역장벽 제거”
日총리, 곧 미국행… 준비 돌입
베트남 부총리 보잉구매 출국
EU 27개국도 美에 협상 제안

트럼프 “비관세 장벽이 큰 부문”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과는 즉시 관세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9일(현지시간) 시작될 상호관세 부과 대상이 된 나라들은 본격적인 협상 경쟁에 돌입했다. 맞불 관세 대응에 나선 중국 외에는 각국이 일단 협상에 나선 가운데 각국 정상들까지 총출동한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장벽을 없애거나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사실상 협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 후 가장 먼저 미국을 찾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對)이스라엘 무역 적자에 대해 “빨리 없애겠다”며 “나는 불필요하게 있는 다양한 무역 장벽도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네타냐후 총리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우리는 매년 수십억 달러씩 이스라엘에 지원한다”며 안보 지원과 관세 등 무역 정책을 연계하려는 취지로 답했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한 뒤 조만간 방미하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일본이 매우 빨리 나섰기 때문에 일본이 (협상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46%의 높은 관세율을 받아든 베트남은 또 럼 공산당 서기장이 대미관세율을 0%로 낮추고 싶다고 언급한 데 이어 호 득 폭 부총리는 자국 항공사와 함께 미국을 찾는다. 이들은 보잉787 제트기 20대의 주문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19개 미국산 제품의 관세를 즉시 인하하겠다고 밝혔고,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도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공식 제안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협상을 제안하며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 대상에서 뉴버번위스키를 삭제하는 등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EU 27개국은 이날 열린 무역장관 회의에서도 협상이 우선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다만 EU의 이익을 보호하는 수단을 마련해두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각국의 협상 기류에 “미국과 회담을 요청한 나라들과 즉각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역 적자가 사라지지 않으면 관세 유예나 철회가 없다는 입장도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EU가 미국 공산품에 대해 무관세를 제안한 것이 충분한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니다.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관세는 큰 부분이지만 거기에는 다른 큰 부분이 있고 그것은 (비관세 무역) 장벽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관세 장벽에 대해 “그들은 어떤 것도 팔기 어렵게 만든다”고 언급한 것처럼 각국이 각종 비관세 장벽을 해소해 미국의 무역 적자가 개선돼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도 CNBC에 출연해 “중요한 것은 비관세 사기(cheating)”라며 “제로 관세라는 것에 오도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