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산불, 29년 지났지만… 토양 회복률 50% 그쳐

숲·동물 회복에 최소 30년 소요
영남 산불 복원에 50년 걸릴 듯

고성= 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지난 3월 말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등 영남 지역을 휩쓴 대형 산불의 영향구역이 역대 최대인 4만8239㏊로 집계된 가운데 피해를 본 산림 생태계의 복원까지는 최소 30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남 산불 피해지의 30년 뒤 생태계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강원 고성군 산불 피해 지역의 산림 생태계가 30년 가까이 지난 뒤에도 식생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9일 산림청에 따르면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 피해지 산림생태계의 회복 과정을 밝히기 위해 고성 산불 이듬해인 1997년 고성군 죽왕면 야촌리 일대에 장기 모니터링 연구시험지를 설치하고 숲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개체 수 기준으로 포유류는 산불 이전과 비교해 81∼86%, 조류는 62∼72% 수준으로 숲과 산림 동물의 회복에만 30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식생의 중요한 토대인 토양 회복률은 50∼60%로 가장 더뎠다. 남성현 전 산림청장(국민대 석좌교수)은 “고성 산불 복원 과정을 고려하면 영남 산불피해 산림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30∼5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