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불에 영덕 수산업 158억 피해… “양식장은 보험금 못 타”

어선·양식장·창고 등 불에 타
양식보험 화재담보 신설 예정

영덕=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지난달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 확산으로 동해안 영덕의 수산업 피해액이 15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 수협중앙회, 수협중앙회 경북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불로 전날 기준 영덕에서 어선 등 선박 30척, 어망 74개(3.73㎢), 양식장 5곳, 가공업체 3곳, 어가 내 시설 등 총 158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피해 분야 중 어선 25척, 양식장 1곳을 비롯해 가공업체는 모두 전소됐다. 또 양식어류(강도다리, 은어) 47만 마리가 폐사해 약 30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바다에 쳐 놓고 물고기떼를 잡는 그물인 정치망·자망 손실은 89억 원으로 파악됐다. 가공업체 3곳의 공장·창고 16개 동이 모두 불에 타 21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수산물 상품 손실도 1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피해 분야 가운데 어선보험에 가입된 어선은 9척으로 일부 피해를 보상받게 된다. 하지만 양식보험에 가입된 양식장은 단 한 푼의 보험금도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양식보험은 자연재해 사고를 담보하는 상품이 있으나 화재 사고는 약관상 보상하는 손해가 아니라는 게 이유다. 수협중앙회는 화재 담보상품 개정을 진행 중이며 오는 5월 양식보험 화재 담보상품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의원 측은 “자연재난이든 사회재난이든 피해자는 같은 고통을 겪는다”며 “기후위기를 반영한 보험상품 개발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제도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보험에 가입한 피해 어선에 대해서는 오는 11일까지 보험금을 지급하고 보험 미가입 어선과 양식장, 가공업체에는 재해복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