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다 ‘불법’ 인데… 자치구 단속 제각각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7일 오후 찾은 서울 곳곳의 유흥가 이면도로에 다양한 풍선간판(에어라이트)이 설치돼 있다. 이로 인해 도로 공간이 좁아져 보행자와 차량이 통행에 불편을 겪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해 풍선 간판 단속 건수
강남구 1450건·용산구 12건
전담부서·인력 등 차이 큰 탓

서울시 정기 단속 강화 방침
자진철거 유도 홍보 계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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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앞 풍선간판(에어라이트)이 불법이었어요? 다들 세워놓으니까 가게 홍보하려고 저희도 한 건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난 7일 저녁 서울 강남구 번화가에 있는 한 주점에 들어가 가게 앞에 놓인 에어라이트가 불법이라는 것을 알았느냐고 묻자 점주는 “몰랐다”며 당황해 했다. 이날 서울 유흥가 세 곳을 돌아본 결과 곳곳에서 가게 홍보를 위한 에어라이트가 도로 면에 나와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점주들이 불법인 줄도 모르고 설치한 사례가 대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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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 등이 밀집한 번화가 이면도로 특성상 인도와 차도가 따로 구분되지 않은 상황에서 에어라이트를 피해서 걷는 행인들과 차량이 아슬아슬하게 지나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에어라이트는 십수 년 전부터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지만 자치구별로 일률적이지 않은 단속 등으로 인해 여전히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데다 형평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에어라이트는 옥외광고물 관리법(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에 따라 설치 자체가 불법이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월 ‘규제풀어 민생살리기 대토론회’에서 에어라이트 규제 해제에 대한 민원을 접수하고 규제 완화 및 단속 형평성 확보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결국 규제를 유지하고 단속을 강화하기로 최근 결론을 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기를 사용하는 간판의 경우 누전·합선 등 위험성이 있고, 보행자 안전을 위해서 규제 유지가 필요하다는 안팎의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무엇보다 에어라이트의 위법성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문제라고 판단하고, 자진 철거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각 자치구와 협력해 에어라이트 정기 단속을 진행할 계획이다.

실효성 있는 단속이 이뤄지려면 자치구 간 단속 형평성 논란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시가 올해 처음 집계한 자치구별 에어라이트 단속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는 1450건을 단속한 반면, 용산구 단속 건수는 12건에 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에어라이트 등 불법 광고물 단속을 위한 전담 부서를 설치한 자치구가 있고, 그렇지 않은 자치구가 있는 등 자치구별 단속 인력 등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 당장 자치구별 형평성을 맞추지는 못하겠지만, 격차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