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빙하기’ 오나… 거래량 3월 7385건 → 4월 221건으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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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망세 짙어지는 부동산시장

토허구역·정치불확실성 여파
매물도 줄면서 숨고르기 장세
서초구 18% ↓·송파구 17% ↓

거래량, 7일엔 10건 그치기도
평균 거래액도 10억대로 급감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조기 대선 결과의 불확실성, 글로벌 증시 폭락까지 겹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빙하기’로 빠져들고 있다. 4월 들어 하루 거래량이 10여 건인 날이 있을 정도로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씨가 마르고 있다. 거래된 매물의 평균 거래 금액도 10억 원대로 전달 대비 급감했다. 업계는 이 같은 시장의 혼조세가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과 수요 조절을 위한 대출 및 정책 규제 등으로 대선 이후까지 이어져 시장 불안정성이 더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9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4월(9일까지 집계 수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221건에 불과하다. 아직 4월 매매 계약 거래의 신고일이 5월 말까지로 한참 남아 있긴 하지만 2월 6317건, 3월(이달 9일까지 집계 수치) 7385건과 비교해 4월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급감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에는 서울 일일 아파트 거래량은 10여 건대로 매수세가 거의 실종되다시피 했다. 평균 거래금액도 2월 14억5129만 원, 3월 12억7905만 원에서 4월 10억2937만 원으로 대폭 줄었다.

토지거래허가제로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가 어려워지면서 매물 자체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을 보면 20일 전과 비교해 서초구 아파트 매물 건수는 7392건에서 6026건으로 18.5%, 송파구는 6640건에서 5502건으로 17.2%, 강남구는 8504건에서 7350건으로 13.6% 각각 감소했다. 용산구도 1925건에서 1697건으로 11.9%나 줄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시장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시장 심리가 시세 하락으로 이어질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불장이었던 2∼3월에 비해서 거래는 줄었지만 똘똘한 한 채 수요로 드문드문 신고가가 터지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며 “양극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거래량 감소가 일정 수준의 시세 하락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외에도 전 세계적인 경제 불안과 국내 경기침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며 “거래량이 줄어들면 일정 수준의 시세 하락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은 “다만 하반기에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서울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상승 요인이 빠르게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 팀장은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관련 공약과 정책 방향성 등의 윤곽이 나오기 전까지 내 집 마련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제한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주요 정당들의 대선 공약 내용들을 분석하며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