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古에서 最高로… 또 다른 신세계 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9일 신세계백화점이 서울 중구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재단장해 선보인 ‘더 헤리티지’ 4층 역사관 천장에 꽃문양 석고 부조가 복원돼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신세계가 소장한 유통 관련 유물과 사료를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 신세계百 본점 더헤리티지 개관

근대 건축 걸작 제일은행 건물
준공때 모습 마감재까지 복원
천장의 꽃 문양·금고문도 살려

1·2층 샤넬 매장… 럭셔리 강조
역사·쇼핑 등 원스톱 공간으로

9일 오전 서울 중구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재단장해 선보인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 고풍스러운 외관을 지닌 이 건물 4층에 마련된 역사관으로 들어서자 근대 건축 양식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커다란 꽃무늬 천장 석고 부조가 눈에 띄었다. 역사관에 마련된 각종 유물·사료와 건축물 복원 과정을 담은 전시물 등이 1930년대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유리문 위에는 준공 당시와 같은 개성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로 꾸며졌고, 엽전 무늬 벽지와 금고 문도 원형 그대로 전시돼 있었다. 엘리베이터 홀과 계단실 화강석 마감재도 타일 마감 형태로 제작돼 당시 정취를 그대로 담아냈다.

90년 역사를 지닌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명동에 자리한 옛 제일은행 본점이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더 헤리티지 개관을 통해 명동 본점을 역사·문화·쇼핑이 결합된 서울 내 대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은 2015년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매입한 뒤 10년간 30차례 이상 국가유산위원회 측 자문을 거쳐 복원을 진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그 결과 준공 당시 모습을 90%가량 되살릴 수 있었다고 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1935년 준공된 옛 제일은행 본점은 국산 화강석을 사용해 마감한 네오바로크 양식 건물이다.

더 헤리티지는 수입 고가 브랜드를 소개하는 ‘럭셔리 부티크’ 전문관으로 운영된다. 실제로 1∼2층은 프랑스 유명 브랜드 ‘샤넬’ 매장이 들어섰다. 매장 설계를 맡은 피터 마리노는 더 헤리티지의 역사적인 건축 요소를 보존하면서 샤넬만의 세련된 감성과 과감한 현대적 요소를 조화시키는 작업에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매장에는 핸드백·슈즈·주얼리 등 판매용 제품뿐 아니라 70여 점 이상의 예술 작품·오브제·가구 등이 전시된다. 4층에는 신세계백화점 역사관·갤러리가, 5층에는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가 각각 들어섰다.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는 한국 문화와 생활 양식을 전시하거나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공간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앞으로 관광의 즐거움과 쇼핑의 설렘, 문화의 깊이까지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기존 신관의 경우 패션·식음료 중심 ‘디 에스테이트’로, 본관은 해외 고가 브랜드·잡화 중심 ‘더 리저브’로 각각 새로 꾸며 차례로 선보인다.

노유정 기자 yesy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