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녀가 낳은 딸 베이비박스에 버린 불륜 공무원…딸은 무슨 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법원 청사에 설치된 법원 상징물. 연합뉴스

광주지법,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집유 2년 선고
원심 파기에도 1심 판결 유지…"죄질 매우 좋지 않아"


배우자가 있는 여성과 낳은 영아를 보호시설에 유기한 기혼 남성 공무원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면치 못했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부장 김일수)는 10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공무원 A(57)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직권으로 파기했다. 하지만 형량은 그대로 유지했다.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도 유지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6년 8월 21일 서울에 있는 한 교회 내 베이비박스(아이 양육이 어려운 부모가 아동을 두고 갈 수 있도록 만든 상자)에 자신과 내연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B(현재 8세) 양을 버려두고 떠난 혐의로 기소됐다.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 등 기본적 보호·양육·치료와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부인이 있었던 A 씨는 내연 관계에 있는 여성 역시 결혼한 상태여서 현실적으로 양육할 수 없다고 판단, 인터넷 검색 등으로 알게 된 베이비박스에 B 양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A 씨가 아동 유기 범행을 할 당시의 아동복지법을 적용하지 않아 직권으로 파기한다"면서도 "내연녀가 출산한 피해 아동을 안전하게 양육할 방법을 모색하지 않고 유기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 범행을 인정·반성하는 점, 아동을 즉각 구호할 수 있는 베이비박스에 유기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노기섭 기자